국정원법 개정 반대 나선 '국가안보를 걱정하는 전직 국가정보원 직원 모임'지난 4일 국정원 찾아 박 원장과 면담 요청… 3주 넘게 답 없자 시위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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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6일 오전 '국가안보를 걱정하는 전직 국가정보원 직원 모임'의 장종한 사무총장이 박지원 국정원장과 면담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주최측 제공
전직 국가정보원 직원들이 26일부터 박지원 국가정보원장과 면담을 요구하며 1인 시위에 돌입했다. 이 시위는 서울에 위치한 국가정보원 건물 입구에서 벌이기로 했다. 국정원 퇴직자들이 현 원장에게 면담을 요구하는 것과 1인 시위에 나선 것 모두 우리나라 정보기관 역사상 없었던 일이다.이 1인 시위는 국정원 퇴직자들이 국가정보원법 개정을 저지하기 위해 결성한 '국가안보를 걱정하는 전직 국가정보원 직원 모임'(이하 '전직 국정원 모임') 차원에서 조직했다. 아침 출근시간인 오전 7시부터 9시 반까지 2시간 반 동안 서너 명이 교대로 한다는 게 이 모임 장종한 사무총장의 설명이다."대공수사권 폐지한다는데 박지원 원장은 입장이 뭔가"장종한 사무총장에 따르면, 전직 국정원 모임은 지난 4일 국정원 면담실을 찾아가 박지원 원장과 면담을 요구했다. 하지만 박 원장 대신 모 간부가 나왔고, 전직 국정원 모임 측에서는 면담요청 취지·내용·연락처 등을 이 간부에게 전달했다. 해당 간부는 박 원장에게 보고한 뒤 회신을 주겠다고 했지만 20일이 지나도록 연락이 없었다.장 사무총장은 26일 본지에 원장 면담요청 취지와 1인 시위에 나서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현 여권이 추진하는 국정원법 개정은 대단히 잘못됐다는 의견을 전달하고, 현 원장의 입장이 무엇인지 확인하려는 것"이라며 "시위에 나선 것은 현재 재직 중인 후배 직원들에게 용기를 북돋우려는 차원도 있다. 국정원법 개정을 크게 우려하는 많은 후배들이 선배들에게 행동에 나설 것을 요청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대공수사권 '이관'은 말장난… 그냥 없애겠다는 것"장 사무총장은 이어 "우리 전직들은 국정원장이 여권과 동조해 국정원법 개악을 밀어붙이는 이유를 알고 싶다"라며 "대공수사권을 경찰에 넘긴다는 것은 사실상 대공수사를 안 하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국정원장으로서 개선책을 마땅히 내놔야 한다는 게 우리의 기본 입장"이라고 강조했다.지난 24일 국회 정보위원회는 대공수사권을 경찰에 이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국정원법 개정안을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단독으로 의결했다. '경찰에 이관'이라고는 하나 경찰의 대공수사 능력이 국정원에 비해 크게 떨어지고, 결국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폐지'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전직 국정원 모임은 보고 있다. 이날 소위원회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반대 의견을 내고 자리를 떴다."우린 현 원장과 대화하려는 것뿐… 전직들과 못 만날 이유 뭔가"이날 1인시위에 참가한 또 다른 '전직 국정원 모임' 회원은 박 원장이 퇴직자들의 면담요청에 진지하게 응해주길 바란다는 의사를 본지에 전했다. 이 회원은 "우리는 그저 국가안보가 걱정스러워 현 원장과 대화를 해보겠다는 것뿐이지 원장을 공격하려거나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게 아니다"라며 "1인시위까지 나서게 된 충정을 박 원장이 알아주길 바라며, 조만간 답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 ▲ 26일 오전 '국가안보를 걱정하는 전직 국가정보원 직원 모임'의 한 회원이 박지원 국정원장과 면담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주최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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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6일 오전 '국가안보를 걱정하는 전직 국가정보원 직원 모임'의 또 다른 회원이 박지원 국정원장과 면담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주최측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