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경제신문, 창간 9주년 정책토론회… "고용감소·성장둔화 방지 위해 세율 조정해야"
  • ▲ 시장경제신문은 18일 창간 9주년을 맡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징벌적 기업 상속세, 타당한가' 정책 토론회를 열었다. 사진은 이날 발제를 맡은 (왼쪽부터)신현한 연세대 교수, 홍기용 한국납세자연합회장, 이성봉 서울여대 교수, 이영한 서울시립대 교수. ⓒ권창회 기자
    ▲ 시장경제신문은 18일 창간 9주년을 맡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징벌적 기업 상속세, 타당한가' 정책 토론회를 열었다. 사진은 이날 발제를 맡은 (왼쪽부터)신현한 연세대 교수, 홍기용 한국납세자연합회장, 이성봉 서울여대 교수, 이영한 서울시립대 교수. ⓒ권창회 기자
    "상속세 실효세율을 독일의 20% 수준으로 낮추는 방향으로 재설계해야 한다."

    이성봉 서울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18일 시장경제신문이 창간 9주년을 맞아 개최한 '징벌적 기업 상속세, 타당한가' 제하의 정책토론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 교수는 이날 제1발제자로 나서 '100년기업 가로막는 기업 상속세제 문제점과 개편 방안'을 강연했다. 

    이 교수는 높은 상속세로 인한 고용감소, 성장둔화, 국부유출 등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현재 30%에 육박하는 높은 상속세 실효세율을 10% 초반대인 일본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20%대인 독일 수준으로 낮추는 방향으로 상속세율 구조를 재설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독일처럼 상속인 그룹을 피상속인과의 관계 긴밀성에 따라 구분하고, 배우자 및 직계비속 등에 대한 상속세 최고세율을 과세표준에 대한 조정과 함께 현행 50%에서 소득세율과 비슷한 40%대로 낮추고 중·장기적으로 30%까지 낮추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한국은 현대 세계사에서 그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을 동시에 이룩한 유일한 국가로 발전해왔고, 그 배경에서 국가적 비교우위를 창출하려는 정부의 강력한 제조업 기반 산업육성정책과 함께 불굴의 도전정신으로 세계적 반열에 오른 소유경영기업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쟁우위 개념에 입각한 원가우위 전략 또는 차별화 전략이라는 사고의 틀만으로는 기업의 생존을 담보하기 어려운 시기에 도달했다"고 지적한 이 교수는 "경쟁우위만 가지고는 부족하고 축적우위를 확보하는 기업이 미래에 생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한국 기업 상속세제의 주요 문제점으로 "OECD 국가들과 비교할 때 최고세율이 두 번째로 높으며, 특히 상속재산 가액 규모가 클수록 상속세 부담 증가 속도가 다른 국가보다 빠르게 나타나는 누진성 구조가 매우 강한 세율 형태"라고 분석했다.
  • ▲ 이성봉 서울여대 교수. ⓒ권창회 기자
    ▲ 이성봉 서울여대 교수. ⓒ권창회 기자
    "대기업은 경영권 방어와 영속성 제고, 중소기업은 기술이전 등 개선 이뤄내야"

    한국기업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업 상속세제 개선 방안으로는 대기업은 경영권 방어와 경영권 영속성 제고 차원, 중소기업은 체화된 노하우와 기술이전 등 가업 승계 차원에서의 개선을 각각 꼽았다.

    이 교수는 대기업과 관련 "경영권 방어 수단이 부족한 상황에서 현재의 상속세 체계로 기업 승계 시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한 지분 매각에 따른 경영권 상실 우려가 크다"며 "상속세 납부 재원 마련을 위해 기업 지분을 매각하면 외국계 투기자본의 경영권 공격 목표가 될 수 있어 글로벌 경쟁체제에서 우리 기업이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도록 상속세제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에도 "상속세제 개편을 통해 원활한 기업 승계를 지원함으로써 체화된 노하우와 기술 같은 핵심역량을 유지하면서 선대로부터 이어진 장인정신을 계승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장기적 고용안정, 기술 전수로 기업 성장의 토대를 육성하고 이는 다시 기술 발전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작용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 ▲ 신현한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권창회 기자
    ▲ 신현한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권창회 기자
    제2발제자로 나선 신현한 연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가족기업에 관한 선행연구'에 관해 강연했다.

    신교수는 버카트·클라센스 등의 논문을 인용해 "전 세계 대부분의 기업은 창업주나 그의 가족이 직접 경영하거나 경영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며 "이는 미국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으로 작은 비상장기업뿐만 아니라 상장 대기업들도 포함된다"고 소개했다.

    가족기업의 성과와 관련해서는 "전문경영인 기업 대비 창업주가 경영할 때 경영 성과가 가장 높고, 차세대가 경영하면서 경영 성과가 낮아진다"며 "전문경영인 시장이 풍부할 때 가족기업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시장경제신문과 자유경제포럼 주최로 18일 열린 이날 행사는 사회적 거리 두기에 따라 제한된 인원으로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