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급만 키워줬다" 최고위원회의서 윤석열 언급 자제… "윤석열이 이재명 지지율 흡수" 해석도
  • ▲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 김태년 원내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 김태년 원내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검찰총장의 지지율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나자 더불어민주당이 윤 총장 비판을 자제하는 모습이다.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당이 윤석열을 향한 언급이 너무 잦아 체급만 키워줬다"는 푸념이 나왔다. 

    하지만 친문(친문재인)으로 꼽히는 의원들 사이에서는 "윤석열이 이재명의 지지율을 일부 흡수해 긍정적"이라는 말도 나왔다.

    민주당 최고위서 사라진 '윤석열 비판'

    이낙연 민주당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는 13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총장 관련 언급을 자제했다. 지난 6일부터 이어오던 윤 총장을 향한 비판을 멈춘 것이다. 

    민주당은 지난 6일부터 연일 검찰의 월성 원전 1호기 관련 수사를 비판하며 윤 총장을 질타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은 "검찰의 국정개입 수사 행태에 매우 유감이다. 제가 쓸 수 있는 가장 점잖은 표현" "윤석열이 전국 유세하듯 순회한다"는 말폭탄을 쏟아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는 김종민 최고위원만 유일하게 윤 총장의 장모와 부인 관련 검찰 수사를 언급하며 "조국 전 장관에 대한 수사를 통해서 많은 국민들이 과연 윤석열 총장, 나경원 전 의원에 대한 수사가 같은 잣대로 이뤄지는지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고 발언했다. 

    민주당 지도부의 이 같은 모습은 민주당 내부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13일 통화에서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등 당의 간판들이 윤 총장에 대한 비판하는 것은 자제했으면 좋겠다는 말이 많다"며 "일반 의원도 아니고 당을 대표하는 분들이 윤석열에 대해서 너무 자주 언급하는 것은 당의 체신에도 맞지 않고, 결국 윤석열 체급만 높인다"고 지적했다. 

    친문 의원들은 윤석열 반등에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앞서 여론조사기관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7~9일 전국 성인남녀 102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총장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24.7%로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권에서는 윤 총장이 이낙연 대표(22.2%), 이재명 경기도지사(18.4%)가 공고히 지키던 양강구도에 균열을 낸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민주당 친문 의원들을 중심으로 윤 총장이 오히려 이 지사의 지지율을 흡수한 것이 부정적이지만은 않다는 의견이 나왔다. 

    친문계로 알려진 민주당의 한 의원은 "윤석열 지지율을 보니 이재명 지사를 지지하던 중도층과 인물난을 겪는 보수 지지층을 흡수한 것"이라며 "야당 쪽에 인물이 없다보니 야당 지지층에서도 이재명 지사를 지지하는 기현상이 나왔었는데, 그곳 지지층이 윤 총장 쪽으로 향한 것으로 본다. 사실상 윤석열·이재명 제로섬게임으로, 부정적이지만은 않은 추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