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호남행, 이낙연 다음날 영남행… 여·야 '산토끼 잡기' 경쟁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보궐선거를 앞두고 취약지역구의 민심을 다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민주당은 4일 영남을 찾아 현장최고위원회의를 개최했고, 국민의힘은 전날 호남을 찾아 '서진정책'을 지속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이날 대표 취임 후 처음으로 대구를 찾았다. 이 대표는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지역 상생을 위한 지역균형뉴딜 대구·경북 현장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하고 "대구·경북에 민주당 소속 의원이 없다. 부·울·경도 원내가 취약하다"며 "의원이 없거나 적은 지역의 지역위원회에 사업예산 애로를 책임지고 협력할 의원을 할당하겠다"고 밝혔다. 당 소속 의원들을 영남에 배분해 지역현안을 챙기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어 "감염병 전문병원이 대구·경북에 배정되지 않은 아쉬움이 있다"며 "대구·경북에 추가 배정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도 밝혔다. 

대구에서의 현장최고위 후 민주당 지도부는 곧바로 부산으로 이동했다. 이 대표는 부산항 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에서 내년 4월에 펼쳐질 부산시장보궐선거와 관련해 사과했다. 내년 부산시장보궐선거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성추행 의혹으로 사퇴하면서 치러지는 선거다.

이 대표는 "우리 당 소속의 지도자가 저지른 잘못으로 시정에 크고 작은 차질이 생기고 보궐선거가 실시되게 한 것에 대해 부산시민에게 거듭 사과를 드린다"며 "저희들의 그런 충정을 이해해주시고 저희들이 내놓는 후보자를 통해 시민들께 보여드릴 정책과 비전을 잘 판단하고 심판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앞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전날 자신들의 취약지역인 호남을 찾았다. 김 비대위원장은 광주학생독립운동 91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손가락 하트를 만들어 기념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 지난 8월 광주 5·18묘역을 찾아 무릎을 꿇고 사죄한 지 석 달 만이다. 

김 위원장은 "우리 당 소속 기초단체장이 호남에 한 명도 없어 소통하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지난 9월 호남동행국회의원단을 발족했다"며 "이분들이 광주를 제2의 고향으로 생각하고 많은 노력을 하면서 행동과 실천으로 우리의 진심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민주당이 당론으로 발의한 5·18진상규명과 왜곡 금지 특별법과 관련해서도 긍정적 의견을 밝혔다. 그는 "법을 만드는 자체로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표현의 자유 논란은) 입법 과정 중 상식선에서 결정되지 않겠나"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의 호남지역 지지율은 오히려 떨어졌다. 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 광주·전라지역 국민의힘 지지율은 10월 3주차 17%에서 10월 4주차 11.1%로 5.9%p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