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별세 당일 비판 메시지 냈다가 역풍… "탁월한 혁신" 민주당 태도 달라져
  •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된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로 들어가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된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로 들어가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별세한 25일 "부정적 영향을 끼치셨다"고 부정적 평가를 내놨다. 그런데 하루 만인 26일 "상상도 할 수 없는 탁월한 혁신으로 삼성을 세계적 기업으로 키워 국민의 자존심을 높여주셨다"고 말했다. 

    이 회장에 관한 부정적 평가를 내놓으면서 거센 비판에 직면하자 말을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이낙연 "이건희 회장, 국가 위상 높여"… 별세 당일에는 "부정적 영향"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된 이 회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고인께서 국가의 위상과 국민의 자신감까지 높여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리고 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 추모글에서 "고인은 재벌 중심의 경제구조를 강화하고, 노조를 불인정하는 등 부정적 영향을 끼치셨다"며 "불투명한 지배구조, 조세포탈, 정경유착 같은 그늘도 남기셨다"고 지적해 논란이 일었다.

    이 때문에 이 대표의 페이스북에는 "이게 추모글이냐" "님 가실 때도 제가 꼭 모욕해드리겠다" "이러니 이재명보다 한 수 아래라는 거다" "가신 분에 대한 평가는 애도를 마치고 하는 것이 인간의 기본 예의 아니냐" 등의 비판댓글이 쏟아졌다.

    이 대표는 이날 빈소에서 비난여론을 의식한 듯 전날과 달리 비판적 발언은 하지 않았다.

    하루 만에 달라진 與… 김태년 "혁신 기업가" 양향자 "세계인이자 미래인" 

    이 대표에 이어 빈소에 도착한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조문 후 "(이 회장은) 혁신 기업가셨다"며 "삼성을 세계를 대표하는 초일류기업으로 키웠고, 특히 현대산업에서 가장 필요한 반도체를 혁신의 정신으로 도전해 세계적으로 육성한 큰 공이 있다"며 애도를 표했다. 

    김 원내대표는 전날 민주당이 공식 추모 논평에서 '삼성은 초일류기업을 표방했지만, 이를 위한 과정은 때때로 초법적이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서는 "아침 회의에서도 고인의 서거에 대한 추모의 말씀을 드린 바 있다"며 말을 아꼈다.

    이들에 앞서 가장 먼저 빈소에 도착해 고인을 추모한 삼성전자 임원 출신인 양향자 최고위원은 "(이 회장은) 손톱 만한 반도체 위에 세계를 품으신 세계인이자 미래를 개척한 미래인이셨다"며 "늘 보잘것없고, 배움이 짧은 저에게 '거지 근성으로 살지 말고 주인으로 살아라'라고 해주신 말씀이 생각났다"고 회고했다. 

    이날 민주당에서는 안민석·박용진 의원 등이 빈소를 찾았고, 이재명 경기지사는 전날 저녁 조문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주호영 원내대표, 하태경 의원 등이 빈소를 찾았고, 정의당은 조문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의 장례는 4일간 가족장으로 치러지며, 발인은 28일이다. 장지는 경기도 용인시 에버랜드 내 삼성가 선영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