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장 개설 및 도박 혐의로 법정 출두한 유명 개그맨 김형인'10회 도박' 공소사실에 발끈‥ "도박 횟수, 과다하게 부풀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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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때문에 정말 힘듭니다. 오신 분들께 차마 기사를 쓰지 말아달라고까지는 못하겠지만, 기사 때문에 가족들이 정말 힘들어 하고 있어요. 싸우기 전부터 주저앉고 싶은 심정입니다."
- ▲ 불법도박장 개설 혐의를 받고 있는 개그맨 김형인. ⓒ박성원 기자
21일 오전 재판을 받기 위해 서울남부지법에 출석한 개그맨 김형인(42)은 법정밖에서 만난 취재진에게 "이번 사건이 보도되면서 아무런 일도 못하고 있고, 가족들도 힘들어 하고 있다"면서 지난달 도박장 개설 의혹이 불거진 이후부터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음을 토로했다.
김형인의 법률 대리를 맡고 있는 법률사무소 다름의 서보건 변호사는 "도박장 개설 혐의는 부인하지만, 해당 도박장에서 도박한 사실은 인정한다"면서도 "도박 횟수가 지나치게 부풀려졌다"고 주장했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김형인이 10회에 걸쳐 손님들과 텍사스 홀덤(포커의 한 종류) 도박을 한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서 변호사는 "도박장을 개설한 지인이 (홍보차) 좀 와달라고 해서 두어 번 간 것이 과다하게 부풀려졌다"며 검찰이 공소사실에서 밝힌 것처럼 10회 가량 도박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1일 개그맨 최재욱(39)과 함께 도박장 개설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형인은 다수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초 보드 게임방을 개업하려던 최재욱에게 1500만원을 빌려줬는데 이후 해당 게임방이 도박장으로 변질된 것"이라며 자신은 도박장 운영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한 바 있다. 김형인은 "오히려 한 투자자가 자신을 도박장 운영 가담자로 엮어 공갈·협박하는 바람에 큰 피해를 입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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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김형인·최재욱 공모, 텍사스 홀덤 도박장 열어"
- ▲ 불법도박장 개설 혐의를 받고 있는 개그맨 김형인이 21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리는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변호인과 이동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검찰에 따르면 김형인과 최재욱은 2017년 12월경 불법도박장을 개설·운영하기로 공모하고, 2018년 1월 25일부터 서울 강서구의 한 오피스텔 지하 1층에 원형테이블 2개와 의자를 놓고 트럼프 카드 등을 비치한 뒤 딜러와 종업원을 고용해 불특정 다수 손님들에게 텍사스 홀덤 도박을 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검찰은 "두 사람은 손님들로부터 1000만원 상당의 수수료를 교부 받는 방법으로 도박장을 운영했다"며 "김형인은 도박장 개설 후 2월 말까지 이곳에서 약 10회에 걸쳐 도박을 하기도 했다"는 공소사실을 전했다.
이에 김형인과 최재욱의 변호인은 "최재욱은 김형인과 공모하지 않았고, 다른 이와 공모했다는 입장"이라며 "최재욱은 투자자인 김OO 씨와 공모해 도박장을 개설하고 공동 운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김형인의 경우 도박 범죄 사실은 인정하지만, 도박장 개설 혐의는 전면 부인하는 입장"이라고 변론했다. 다만 "사건 당시 두 사람이 룸메이트로 동거하는 사이였기 때문에, 본의 아니게 도박장이 개설·운영될 때 곁에 있었다"며 "따라서 도박장이 영업을 개시했을 때 외견상 김형인이 개입하는 모양새로 보였을 수는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김형인은 도박장 영업 개시 전, 본인은 동참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며 개설은커녕 도박장 운영 자체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한 "김형인은 (최재욱을 상대로) 1500만원에 달하는 기존 대여금 환수 조치를 요구했다"며 "이를 감안하면 개설이나 운영을 공동으로 했다고는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재판부(형사4단독)가 "김형인이 도박장을 공동 운영하거나 개입하는 모양새를 취했다는 게 정확히 무슨 뜻이냐"고 묻자, 변호인은 "당시 결혼을 앞두고 있던 김형인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었는데, 김OO 씨가 3000만원 정도를 도박장에 투자하면 그걸 이용해 일부를 환수할 수 있겠다고 판단해 그런 과정을 굳이 말리지 않고 지켜봤던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재판부는 "그렇다면 김OO 씨는 이러한 내부 사정은 잘 모르고, 두 사람이 전체적으로 같이 공모한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며 "외견상으로는 김형인도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 듯하다"고 밝혔다. -
김형인 "이미 범죄자로 낙인찍혀… 유튜브로만 활동"
- ▲ 불법도박장 개설 혐의를 받고 있는 개그맨 김형인이 21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리는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변호인과 이동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이어 재판부는 "변호인의 요청대로 투자자 김OO 씨를 증인으로 소환해 심문하는 것은 수사 상황을 지켜본 뒤 결정하자"고 말했다. 도박장 운영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씨의 기소 여부가 결정되기도 전에 증인심문을 하면 피고인에게 불리한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음을 지적한 것. 이에 검찰에 "김씨의 기소 여부를 확인해달라"고 요청한 뒤 "김씨의 증인심문 여부는 차후에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김형인이 과연 최재욱과 공모하고 도박장을 공동 운영한 것인지, 아니면 김형인의 주장처럼 외견상 일부 동참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개시 직전에 철회 의사를 밝혀 운영에는 가담하지 않은 것인지를 가리는 게 관건인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돌연 김형인에게 지금도 개그맨 활동을 하고 있는지를 물었다. 이에 김형인이 "유튜브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하자, 재판부는 유튜브 활동만 하는 것이 이 사건과 관련이 있는지를 재차 물었다.
그러자 김형인은 "이 사건과 완전히 무관하다고는 할 수 없다"며 "보도가 난 이후 판결에 관계없이 이미 범죄자로 낙인찍혀 수많은 악플 세계를 받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런 상황에서 방송 활동을 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토로한 그는 "이번 재판을 통해 저의 결백을 꼭 밝히고 싶다"고 말했다.
도박장 개설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형인과 최재욱의 차기 공판은 오는 12월 9일 오전 10시 20분 서울남부지법 308호 법정에서 열릴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