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이후 12년간 유지해왔는데… 美하원 군사위원장 “실망스럽고 우려돼"
  • ▲ 미국 워싱턴에서 지난 14일(현지시간) 열린 한미 안보협의회의. ⓒ국방부 제공.
    ▲ 미국 워싱턴에서 지난 14일(현지시간) 열린 한미 안보협의회의. ⓒ국방부 제공.
    한미 국방장관이 지난 14일 내놓은 공동성명을 두고 미국 하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전했다. 미국 군사전문가는 “대통령이 결심하면 주한미군 철수를 막을 수 없다”며 “문구를 삭제한 의미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하원 군사위원장 “주한미군 유지 美 입장 불투명”

    방송에 따르면, 애덤 스미스 미국 하원 군사위원장(민주당)은 한미안보협의회의(SCM) 공동성명에서 ‘주한미군 현재 수준 유지’라는 문구가 빠진 것을 두고 “주한미군 규모 유지와 관련한 미국의 견해가 불투명하다”면서 “실망스럽고 우려된다”고 밝혔다.

    스미스 위원장은 이어 “우리는 북한이 국제안보에서 중대한 위협으로 남아있고, (한반도에서) 신뢰할 수 있고 역량을 갖춘 억지 태세가 계속 필요하다는 지적에 동의한다”며 “최근 (주한미군 감축설에 관한) 언론 보도를 고려할 때 이번 SCM을 주한미군 규모와 관련한 명확성을 제공하는 기회로 삼지 않은 것은 실망스럽고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방송은 “지난 9일 스미스 위원장을 비롯해 상·하원 외교위원회와 군사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 4명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에게 이번 SCM 공동성명을 통해 ‘주한미군 현 수준 유지’를 재확인할 것을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보낸 바 있다”면서 “주한미군을 현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문구는 SCM 공동성명에 2008년 처음 명시된 이후 지난해까지 12년째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브루스 베넷 “주한미군 유지 문구 삭제한 의미 주목해야”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올해 SCM 공동성명은 과거와 달리 갈등을 야기할 수 있는 정치적 요소가 상대적으로 많은 것이 이례적”이라며 “공동성명에서 주한미군을 현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문구를 삭제한 의미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 경북 성주 주둔지로 향하는 사드 포대 운반차량. 시위대가 진입로를 막고 있다. ⓒ뉴데일리 DB.
    ▲ 경북 성주 주둔지로 향하는 사드 포대 운반차량. 시위대가 진입로를 막고 있다. ⓒ뉴데일리 DB.
    “한국 국방부는 문구 삭제에 큰 의미가 없다고 했지만, 최근 에스퍼 국방장관이 미군의 역내 재배치 중요성을 계속 강조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주한미군 감축을 실제 선택지로 염두에 두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 베넷 선임연구원은 “한미 양국이 이 문제와 관련해 SCM에서 상당한 견해차를 보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미국 의회는 국방수권법에 따라 주한미군 주둔 규모를 2만8500명으로 못박았지만, 이는 철수 시한을 지연시키는 역할에 그칠 뿐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서는 주한미군 철수가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경북 성주의 사드 포대, 미군기지로 이전할 수도

    베넷 선임연구원은 또한 ‘사드(THAAD, 종말고고도요격체계)’와 관련한 내용을 담은 SCM 공동성명 제6항의 국문본과 영문본이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도 지적했다. 

    국문본에는 “한미는 경북 성주기지 사드 포대의 안정적인 주둔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장기적인 계획을 구축하기로 했다”고 돼 있는 반면 영문본에는 “캠프 캐럴에 위치한 사드 포대의 안정적인 주둔 여건을 마련하기 위한 장기적 계획을 구축한다”고 돼 있다는 지적이었다.

    경북 왜관에 자리한 캠프 캐럴은 성주에서 30km가량 떨어져 있다. 성주 사드 포대에 식량 및 보급물자를 지원한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영문본은 사드 포대의 주한미군기지(캠프 캐럴) 영내 이전을 시사한 것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국문본에서 ‘캠프 캐럴 내의 사드 포대’라는 표현이 없는 것은 미국 측이 이를 감추려는 의도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성주 사드 포대가 캠프 캐럴 영내로 이전할 경우 상당한 정치적 파급효과를 야기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미군은 성주에서 사드 포대를 운영하기 위해 한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다. 그러나 미군기지 내로 옮기면 더 이상 시위대의 방해를 받지 않는다. 한국 정부의 직접지원도 필요하지 않게 된다. 포대를 추가로 배치해도 문제가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