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분석] "조폭정당"… 틀린 말도 아닌데, 이재명이 긴급 진화한 이유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정당은 조폭이나 군대가 아니다"라는 자신의 페이스북 글과 관련해 "친문(親文) 지지층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친문 강성 지지층이 더불어민주당을 조폭에 비유한 이 지사의 글에 비난을 쏟아내자 하루 만에 진화에 나선 모습이다. 

이 지사는 26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지사의 25일 글이) 민주당 내부 구성원들에게 한 이야기라는 해석이 나오는데 어떤가'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전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 지사는 "그 이야기를 쓴 이유는 민주정당 내에서는 입장이 다양할 수 있고 의견을 내야 당론 결정이 합리적으로 되지 않겠는가"라며 "그거야 의견이 다양하니까 그래서 당인 것이고, 의견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게 군대나 폭력조직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언론들이 이것을 전혀 다르게 보는 것"이라며 "예를 들면 의견들 달리 내니까 '분란이다, 불협화음이다', 심지어 저보고 '반기를 들었다' 이런 이야기를 하기에 (올린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지사는 전날 페이스북에 '정당은 조폭이나 군대도 아니고 특정인의 소유도 아닙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이 글에서 "당원은 누구나 당 정책에 의견을 낼 수 있다"며 "저도 국민이자 민주당 당원의 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민주당 강성 지지층 사이에서는 "당·정·청과 생각과 정책이 다른 자는 민주당이 아니다" "연일 해당행위를 하는 이재명을 제명하라"는 등 비난의 목소리가 쇄도했다. 이 지사가 이들 목소리를 의식해 해명한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이 지사가 원론적 이야기를 한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 역시 "원론적인 이야기를 했을 것"이라면서도 "당이 친문 집단주의(경향이) 너무 심하니 이런 식으로 가는 것은 썩 바람직하지 않다는 인식 등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평론가는 "지금 통합당이 전광훈 및 태극기부대하고 결별해야 하듯, 민주당도 과격분자들 내지 종파분자들로부터 거리를 둬야 한다"며 "그런 점에서 이 지사의 지적이 도발적이라기보다 원칙적이고, 그 정도를 문제 삼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보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친문 집단주의가 너무 강해지고 그 문화가 변하지 않으면 본인에게도 기회가 없어지니, 당내 자신과 생각이 같은 사람을 규합하려는 (정치적) 의도도 보인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