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측 17일 "전광훈 구속 위해 검사 대상 늘려"… 검찰 보석 취소 청구엔 "보석 조건 위반 안해"
  • ▲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문재인 퇴진 국민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권창회 기자
    ▲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문재인 퇴진 국민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권창회 기자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됐다 보석으로 석방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재구속될 위기에 처했다. 검찰이 16일  전 목사의 광복절 집회 참가를 "보석 조건 위반"이라고 판단, 법원에 보석 취소 청구를 했기 때문이다. 전 목사 측은 "정부가 전광훈 목사를 표적으로 삼아 구속시키려 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17일 교회 측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 2부(부장검사 김태은)는 16일 전광훈 목사가 보석 조건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서울중앙지법에 보석 취소를 청구했다. 검찰은 "전광훈 목사가 보석 조건 위반을 이유로 보석 취소를 청구했다"고 설명했다.

    檢 "전광훈, 불법 집회 참가로 보석 조건 위반"

    검찰은 전 목사가 15일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문재인 퇴진 국민대회'에 참석한 것이 보석 조건을 위반했다고 봤다. 중앙지검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전 목사의 불법 집회 참가가 보석 조건 위반이라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보석으로 풀려난 피고인이 법원이 정한 보석 조건을 위반하면 법원은 직권 또는 검사의 청구로 보석을 취소할 수 있다.

    전 목사는 지난해 12월 2일부터 올해 1월 21일까지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집회와 기도회 등에 참석해 '총선에서 자유한국당 등 자유우파 정당을 지지해달라'는 취지의 주장을 펼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지난 2월 구속됐다. 이후 전 목사는 건강 악화를 이유로 보석을 신청했고, 지난 4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4부(재판장 허선아)는 '재판 중인 사건과 관련될 수 있거나 위법한 집회 또는 시위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전제로 보석을 허가했다.

    전 목사는 56일만에 석방되며 5000만원의 보석 보증금과 보석 조건 이행 서약서를 제출했다. 전 목사는 지난해 10월 집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간첩'이라는 취지의 발언으로 명예훼손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의 보석 취소 청구를 두고 사랑제일교회 측은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즉각 반박했다. 사랑제일교회와 전광훈 목사의 변호인단으로 기자회견에 나선 강연재 변호사는 "광화문 집회는 현재 전광훈 목사의 계류 중인 사건의 공소사실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무대에 오른 수많은 연사 중 한명으로 초청돼 약 5분간 연설하고 곧바로 집회 현장을 떠나 위법한 집회 참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전광훈 측 "文, 검찰에 명령하고 사법부에 정치적 명령한 것"

    변호인단은 문 대통령의 전날 페이스북 발언에 대해서도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가방역 시스템에 대한 명백한 도전으로 용서할 수 없는 행위"라며 전 목사를 강하게 비판했다. 강연재 변호사는 "대통령이 직접 나서 공개적으로 전광훈 목사를 비난한 것은 사실상 보석 취소 사유도 없는 국민을 대상으로 비난을 한 것"이라며 "대통령이 검찰에 보석 취소 청구를 명령하고 나아가 사법부에 대해 헌법에 반하는 정치적 명령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정부가 전광훈 목사를 구속시키기 위해 사랑제일교회를 타깃으로 삼고 있다며 확진자 수에 대한 의혹도 제기했다. 정부가 사랑제일교회 측에 7월에 예배를 본 신도들의 명단까지 요구하며 검사 대상을 인위적으로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강 변호사는 "코로나 19는 특성상 검사수와 양성 확진 수가 비례한다"며 "정부가 검사 대상 범위를 어디까지 강제하느냐에 따라 확진자 수는 고무줄처럼 늘어났다 줄었다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은 정부가 확진자 수를 확인해주는 대로 믿을 수 밖에 없다"며 "이번 사태는 전광훈 목사 구속이라는 결과를 끌어내려는 의도"라고 덧붙였다.

    한편 사랑제일교회는 이날 서정협 서울시장 직무대행과 박능후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본부장을 허위사실유포 및 명예훼손죄로 고소한다고 밝혔다. 서울시와 중수본이 전광훈 목사를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것에 대한 대응조치 차원이라는 게 교회 측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