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핵미사일 실험 유예-제재완화 패키지 고려 중"… "김정은, 트럼프 재선 확신 못해 머뭇"
  • ▲ 지난해 6월 30일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에서 회담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의 모습. (사진=조선중앙TV 캡쳐) ⓒ뉴시스
    ▲ 지난해 6월 30일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에서 회담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의 모습. (사진=조선중앙TV 캡쳐) ⓒ뉴시스
    미국 내 대표적인 '북핵 용인론자'인 해리 카지아니스 미국 국가이익센터(CNI·Center for the National Interest) 한국담당 국장이 북한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미국의 새로운 카드'를 암시하고 나섰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또, 백악관이 부시·오바마 행정부의 경험을 통해 실패한 것으로 드러난 6자회담과 같은 다자대화 복구를 다시 고려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16일(현지시각) 美 보수 성향 잡지인 '아메리칸 컨서버티브' 인터넷 판은 <내부 소식통: 트럼프는 대선 전에 북핵 협상의 돌파구를 갖길 원한다>란 제목의 카지아니스 국장 기고를 실었다. 

    백악관 소식통 인용… "미북대화 재개 위해 '새로운 제안' 준비 중"

    이 기고에서 카지아니스 국장은 "복수의 백악관 고위 관리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 장기간 정지된 북한과 회담을 재개하기 위해 새로운 제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그러면서 "만일 협상이 타결되면 올 가을 평양에서 기차나 비행기로 도달할 수 있는 아시아 모처에서 3차 정상회담이 개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백악관이 다자간 틀을 부활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는 주장도 했다. 백악관이 지난 봄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여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발사실험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기 위해 다자회담을 복원할 계획이었다는 것이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그러면서 "지난 2005년 공동선언은 중요한 성과였지만 점차 붕괴되고 말았다"라며 "백악관은 일본·중국·러시아가 함께 참여하는 장기회담의 형식을 통해 돌파구를 찾기를 원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다자회담·제재완화 등 北에 제안했다" 주장

    기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구상에 대해 처음에는 회의적이었다가 북한을 협상절차에 복귀시키고 정상회담의 불씨를 지피게 된다면 '한번 시도해보자'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북한은 이 구상을 '받고 나서' 이후 아무런 진전도 없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 재선을 확신하지 못하기 때문에 망설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맞춤형 제재완화 패키지"를 언급하며, 백악관이 한 곳 이상의 북한 핵시설 폐기와 미사일 핵실험 유예 선언을 조건으로 일부 제재완화를 구상하고 있다는 주장도 했다. 그가 인용한 국무부 소식통은 "우리는 핵무기 생산시설 폐기뿐 아니라 핵분열 물질 생산 중단에도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중·러 등 핵보유국과 같이 살 수 있어… 북한은 안 되나?"

    카지아니스 국장은 북한 핵을 용인해야 한다고 줄곧 주장해 왔던 인물이다. 그는 이 기고에서도 "미국이 핵보유국 러시아·중국·파키스탄과 같이 살 수 있다면 북한은 왜 안 되나?"라고 반문하며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자는 취지로 글을 마무리했다. 그가 이 기고에서 인용한 백악관 소식통의 견해는 카지아니스 국장 자신이 그동안 줄기차게 내민 북핵 관련 입장과 유사한 것이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지난달 27일 영국 매체 '익스프레스'(Express) 지에 기고한 글에서 북핵 포기가 '몽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은 6.25전쟁에서 미군에 의해 전 국토가 폭격당했다. 이 경험 때문에 핵무기를 방위의 유일한 수단이라고 생각한다"며 "존 볼턴이 고집하는 것처럼 북한이 마법처럼 핵무기를 포기할 것이란 몽상에 집착할 때가 아니라, 북한의 핵위협을 관리하고 완화하는 데 초점을 맞출 때"라고 주장했다. 

    "북핵포기는 몽상… 종전선언 열망할 가치 있어"

    카지아니스는 이 기고에서 종전선언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6.25전쟁 종전은 핵위협 관리·완화를 위한 해결책의 토대가 될 수 있다"라며 "그러한 역사적 순간에 상호 양보를 통한 점진적 행동이 더해진다면, 우리는 완전히 비핵화된 한반도에 도착하지는 못하겠지만 안정된 한반도를 얻을 수는 있다. 그것은 열망할 가치가 있다"라고 썼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지난해 5월 'Korea.net'에 기고한 글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기적은 시작에 불과하다"라며 "2018년 한해에만 남북 정상회담을 세 번이나 개최하는 역사적 성과를 올렸다"고 문 대통령의 북핵 정책을 극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