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곳곳에 朴시장 추모 현수막 내걸면서… 백 장군 조의 논평조차 안 내
  • ▲ 故 백선엽 장군의 빈소가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백 장군은 6.25전쟁 때 주요 전투를 승리로 이끌며 한국군 최초 4성 장군에 올랐다. 10일 향년 100세로 별세했다. ⓒ권창회 기자
    ▲ 故 백선엽 장군의 빈소가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백 장군은 6.25전쟁 때 주요 전투를 승리로 이끌며 한국군 최초 4성 장군에 올랐다. 10일 향년 100세로 별세했다. ⓒ권창회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0일 별세한 故 백선엽 장군(예비역 대장)에 대한 당 차원의 조의(弔意) 논평을 내지 않기로 했다고 11일 밝혔다. '6.25 전쟁 영웅'인 백 장군의 별세에 집권 여당이 공식 입장조차 내지 않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문재인 대통령도 조화를 보내는 것으로 그쳤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백 장군이 4성 장군으로서 한국전쟁 때 공을 세운 것은 맞으나 친일 사실도 밝혀진 바 있다"며 "별세에 대해 당이 입장을 내지 않는 게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과거 친일 행적을 고려해 조의조차 표명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조문 대신 조화(弔花)를 보내는 데 그쳤다.

    문 대통령은 11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백 장군의 빈소에 조화를 보냈다. 청와대 측은 "무공훈장 수훈자 사망 시 대통령의 조화를 보내도록 한 조치에 따른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백 장군은 생전에 태극무공훈장(2회), 을지무공훈장, 충무무공훈장 등을 받았다.

    청와대와 여당이 '6.25 전쟁 영웅'으로 불릴 만큼 나라에 큰 공적을 세운 백 장군의 별세에 대해 애도 표명조차 하지 않는 것은 '홀대'와 다름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야권에서는 문 대통령이 지금이라도 백 장군의 빈소에 조문할 것을 촉구했다.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은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 일각에선 우리 대한민국의 영웅을 친일파로 매도해 국민 통합을 저해하고 있다"며 "애도 성명도 내지 않고 있다. 대통령은 이런 편협한 붕당적 사고를 뛰어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하 의원은 조문을 가지 않은 문 대통령을 겨냥해 "백 장군이 보수 우파만을 지키기 위해 목숨 걸고 싸우지 않았듯이 문 대통령도 좌파 눈치 보느라 조문 꺼리는 일 없어야 한다”며 "이번에 문 대통령이 조화 보내는 정도가 아니라 백 장군을 직접 조문한다면 좌우를 넘어 우리 국민 전체를 하나로 만드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박 시장의 사망에 대해서는 "인권변호사이자, 시민운동가로 민주화에 앞장섰던 분이다. 서울 시민을 위해 헌신하셨던 분"이라는 공식 논평을 냈다. 민주당은 또 서울 곳곳에 '故박원순 시장님의 안식을 기원합니다. 님의 뜻 기억하겠습니다'라는 추모 현수막도 내걸었다. 백 장군의 별세에 대한 입장과는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편 시민사회단체는 백 장군을 위한 시민분향소를 서울 광화문 광장에 12일부터 14일까지 설치한다. 나라지킴이고교연합 등은 "성추행범 박원순이 분향소가 시청 앞 광장에 설치되고 서울시민의 세금으로 장례를 치르는 어처구니없는 일로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며 "반면 백 장군은 국장 또는 국민장으로 모셔야 마땅함에도 격이 떨어지는 육군장으로 대전현충원에 모신다고 한다. 이에 광화문 광장에 분향소를 설치해 백 장군의 높은 뜻을 기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 ▲ 12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 마련된 고(故) 백선엽 장군 시민분향소에서 백 장군을 추모하는 시민들이 조문을 하고 있다. ⓒ권창회 기자
    ▲ 12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 마련된 고(故) 백선엽 장군 시민분향소에서 백 장군을 추모하는 시민들이 조문을 하고 있다. ⓒ권창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