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세에 한국 최초 '4성 장군' 오른 불세출의 군인… '다부동 전투' 지휘 등 숱한 공훈 세워
  • ▲ 100세를 일기로 별세한 백선엽 장군. ⓒ뉴데일리
    ▲ 100세를 일기로 별세한 백선엽 장군. ⓒ뉴데일리
    '6·25전쟁 영웅' 백선엽 육군 예비역 대장이 향년 100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육군 등에 따르면 최근 지병으로 건강이 많이 악화됐던 고인은 지난 10일 오후 11시쯤 숨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최전선에서 군 지휘… 여러 차례 기념비적 전과 올려


    1920년 평안남도 강서에서 빈농의 아들로 태어난 고인은 1941년 만주군관학교를 졸업한 뒤 일본군 간도특설대에 배치돼 만주국 소위로 복무했다.

    해방 이후 조만식 선생의 비서로 일하다 1945년 12월 월남한 고인은 이듬해 미군정이 조직한 국방경비대의 중위로 임관해 한국군 창설에 기여했다.

    1950년 4월 불과 29세의 나이에 1사단장이 된 고인은 6·25전쟁이 발발하자 1군단장과 육군참모총장 등을 역임하며 수차례 뛰어난 전과를 올렸다.

    특히 1950년 8월경 북한군에 밀려 낙동강 전선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을 때 도망치려는 부하들을 다독여 전세를 역전시킨 일화는 유명하다. 당시 1사단장이었던 고인이 "내가 앞장설 테니, 내가 물러나면 나를 쏴라"고 말하며 인민군이 점령한 고지로 달려나가자 부하들도 결사항전으로 맞서 싸워 낙동강 방어선을 지켜낼 수 있었다.

    다부동 전투, 미국 주요 군사학교 교재에도 실려


    이 전투는 인천상륙작전 이후 우리군이 평양까지 진격하는 발판을 마련한 기념비적인 전투로 평가 받고 있다. 전투가 벌어졌던 경북 칠곡군 가산면 다부리에는 고인의 공적비가 세워져 있다. 다부동 전투는 미국의 주요 군사학교 교재에도 실릴 정도로 가치를 인정 받고 있다.

    인천상륙작전이 성공한 이후 1사단을 이끌고 평양 진군의 선봉에 서기도 했던 고인은 1951년 중공군의 춘계 공세를 막아낸 뒤 이듬해 7월 육군참모총장에 임명됐다. 그간의 전공을 인정받아 1953년 1월 한국군 최초로 4성 장군이 됐다. 1959년 합참의장을 거쳐 1960년 5월 31일 예편했다.

    전역 후 주중(당시 대만) 대사, 프랑스·캐나다 대사, 교통부 장관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13년엔 명예 미8군 사령관에 임명됐다.

    태극무공훈장(2회), 을지무공훈장, 충무무공훈장, 미국 은성무공훈장, 캐나다 무공훈장, 미국 코리아소사이어티 '2010 밴 플리트 상' 등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부인 노인숙 씨, 아들 백남혁·백남흥 씨, 딸 백남희·백남순 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15일 오전 7시. 장지는 국립대전현충원으로 확정됐다.
  • ▲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백선엽 장군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권창회 기자
    ▲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백선엽 장군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권창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