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방문해 불가역적 북한 비핵화 논의”… “미국과 마주 앉을 생각 없다" 北, 선 그어
  • ▲ 지난해 8월 광화문에 위치한 식당 '닭한마리'에서 저녁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해 8월 광화문에 위치한 식당 '닭한마리'에서 저녁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7일 오후 방한한다고 한국 외교부와 미국 국무부가 6일 밝혔다. 북한은 7일 “미국과는 마주 앉을 생각이 없다”고 또 한 번 밝혔다.

    외교부 “한미관계 심화·발전 위한 현안 논의”

    그동안 “해줄 말이 없다”던 외교부는 6일 저녁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비건 부장관의 방한을 확인했다. “강경화 외교장관은 8일 오전 청사에서 비건 부장관을 접견할 예정이며, 이어 조세영 외교부 1차관과 제8차 한미 외교차관 전략대화를 가질 예정”이라고 외교부는 밝혔다.

    조세영 1차관과 비건 부장관은 차관 전략대화에서 “한미관계를 심화·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제반 주요 양자 현안에 대해 논의하는 한편, 역내·글로벌 문제에 대해서도 폭 넓은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외교부는 비건 부장관이 조세영 1차관과 만난 뒤에는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나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한반도 정세 평가를 공유하고 상황을 안정시키기 위한 협의를 지속할 것이라고 외교부는 덧붙였다. 그러나 ‘북한의 완전하고 불가역적 비핵화’라는 표현은 하지 않았다.

    미국 “비건, 한국과 일본 방문해 북한 비핵화(FFDV) 위한 조율”


    반면 미국은 비건 부장관의 방한이 한미관계 강화가 아닌, 북한 비핵화에 있다고 방점을 찍었다. 또한 비건 부장관이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도 방문한다고 밝혔다.

    미국 국무부는 6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비건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이번 주 한국과 일본을 방문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FFDV)를 위한 조율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 ▲ 지난해 2월 미국 협상팀을 이끌고 인천공항으로 들어오는 스티븐 비건 당시 대북정책 특별대표. 그는 당시 방한에서 '닭한마리'를 처음 접했다. 이후 한국에 올 때마다 항상 밝은 표정을 지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해 2월 미국 협상팀을 이끌고 인천공항으로 들어오는 스티븐 비건 당시 대북정책 특별대표. 그는 당시 방한에서 '닭한마리'를 처음 접했다. 이후 한국에 올 때마다 항상 밝은 표정을 지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국무부는 “비건 부장관이 7일부터 10일까지 서울과 도쿄를 방문해 다양한 양자 현안 및 세계적 사안들과 관련한 동맹 간 긴밀한 협력을 이어가기 위해 해당국 당국자들과 만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무부는 “비건 부장관은 한일 당국자들과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DV, final, fully verified denuclearization)를 위한 조율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 강조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미국과 마주 앉을 생각 없다” 선수 친 북한

    비건 부장관의 방한 소식이 전해지자 북한은 7일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의 담화를 통해 “미국과 대화할 생각이 없다”고 또 한 번 밝혔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서는 “어디 한번 중재해 보라”며 조롱했다.

    권 국장은 지난 4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를 언급하며 “언어도 다르지 않아 쉽게 알아들을 수 있게 명명백백하게 전한 우리 입장이었다”면서 “그럼에도 말귀가 어두워서인지 아니면 제 좋은 소리 하는 게 습관이어서인지 지금도 남쪽 동네에서는 미북정상회담을 중재하기 위한 자기들의 노력에는 변함이 없다는 헷뜬 소리(허튼 소리)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고 문재인 정부를 비난했다.

    그는 “무슨 해결사나 되는 듯 자처해 나서서 제 코도 못 씻고 남의 코부터 씻어줄 걱정을 하고 있으니 참으로 가관”이라며 “이제는 삐치개질(참견질) 좀 그만할 때도 된 것 같은데 그 버릇 떼기에는(고치기에는) 약과 처방이 없는 듯하다”며 문재인 정부를 조롱했다.

    권 국장은 또 자신들의 담화와 관련해 “미국이 행동에 나서기를 바라는 것”이라는 등의 국내 전문가 해석에도 ‘아전인수’라며 미국과 대화 가능성을 일절 부정했다. 그러면서 “다시 한 번 명백히 하는데, 우리는 미국 사람들과 마주 앉을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