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지금 해줄 말이 없다”… 로이터 “한국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비건 7일 방한”
  • ▲ 방한할 때마다 찾는 광화문 '닭한마리' 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행복한 표정으로 나오는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 특별대표. 그의 '닭한마리' 사랑 때문에 국내 일각에서는
    ▲ 방한할 때마다 찾는 광화문 '닭한마리' 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행복한 표정으로 나오는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 특별대표. 그의 '닭한마리' 사랑 때문에 국내 일각에서는 "북한과의 대화보다 닭 때문에 올 수도 있겠다"는 농담을 내놓기도 했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내 언론은 지난주부터 외신 보도를 인용해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가 7일 방한해 한국 측 관계자들과 만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통일부와 외교부는 비건 부장관의 방한을 묻는 질문에 6일에도 침묵했다.

    통일부·외교부 “비건 방한, 해줄 말 없다”

    '비건 부장관이 방한해 통일부장관 등을 만나느냐'는 질문에 통일부 관계자는 6일 “미국 측으로부터 공식적인 면담 요청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비건의 방한 여부와 관련해서도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외교부 관계자도 비건의 방한 여부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의 면담 여부를 묻자 “지금은 해줄 말이 없다”는 답변만 되풀이 했다.

    통일부와 외교부의 답변은 국내 언론이 며칠째 보도했던 비건 부장관 방한 및 대북 메시지 전달 가능성에 의문을 갖게 한다.

    외신들, 지난주부터 ‘익명의 관계자’ 인용해 비건 방한설 보도


    영국 로이터통신은 3일 “비건 국무부 부장관이 7일 다른 국무부 관리들과 함께 한국 정부 관계자와 회동하게 될 것”이라고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서울발로 보도했다.

    그보다 앞서 1일에는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비건 부장관이 이르면 7월 초 방한해 한국 정부의 중개로 판문점에서 북한과 접촉을 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할 계획”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2일에는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NK뉴스가 “비건 부장관과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담당 보좌관이 6일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지역을 방문한다”고 ‘대북정책을 다루는 익명의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VOA·RFA 질문에 미국 국무부 “비건 여행계획 없다”

    그러나 미국 국무부의 공식 답변은 달랐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지난 1일 “비건 부장관의 방한 일정과 목적을 물었더니 국무부는 ‘지금 비건 부장관은 어떤 여행도 발표할 게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RFA) 또한 국무부에 문의했지만 지난 3일 오후(현지시간)까지도 비건 부장관의 방한 일정과 목적에 따른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5일 전했다.

    때문에 비건 부장관의 방한설이 실은 한국 정부가 바람을 넣은 게 아니냐는 주장이 일각에서 나온다. 

    여기에 지난 4일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미국과의 대화를 거절하는 담화까지 발표한 터여서 비건 부장관이 방한하더라도 북한에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하거나 대화의 물꼬를 트는 상황을 만들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