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 박병석, 여당 부의장 김상희… 통합당 "적법치 않다" 항의성명, 11분 만에 전원 퇴장
  • ▲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5일 21대 국회 첫 본회의에서 항의 후 퇴장하고 있다. ⓒ뉴시스
    ▲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5일 21대 국회 첫 본회의에서 항의 후 퇴장하고 있다. ⓒ뉴시스
    5일 21대 국회가 초유의 반쪽 국회로 출발했다. 177석의 거대여당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과 합의 없이 국회를 단독개원하고 의장단을 선출했다. 

    국회 단독개원은 53년 전인 1967년 당시 여당이었던 민주공화당이 단독개원을 강행한 이후 처음이다. 이날 통합당 의원들은 본회의장에 입장한 후 "적법하지 않은 회의"라며 항의성명을 발표하고 11분 만에 전원 퇴장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열린민주당 등 범여권 정당들과 국민의당·무소속 의원 등 193명이 회의장에 남아 국회의장과 민주당 몫의 국회부의장을 선출했다. 이날 민주당의 국회 단독개원은 헌정사에 길이 남을 '오점'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21대 국회 결국 '반쪽'으로 출발…"단독개원은 1967년뿐"

    민주당은 당초 공언대로 이날 오전 10시에 21대 국회 첫 본회의를 열고 개원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 "하늘이 두 쪽 나도 국회를 열겠다"고 공언했다. 

    본회의 직전까지 의원총회를 열고 본회의 참석 여부를 고심하던 통합당은 본회의에 참석해 항의한 후 퇴장하기로 결론 내고 오전 10시부터 본회의장에 입장했다. 

    21대 국회 첫 본회의는 20대 국회의 유인태 사무총장이 사회권을 민주당의 최다선인 김진표 의원에게 넘기며 개의했다. 사회권을 넘겨받은 김 의원이 "오늘 선출되는 의장단과 동료 의원 여러분들이 신뢰받는 국회를 만들어달라"고 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통합당 의원들은 굳은 표정으로 이를 지켜봤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의장단 선출에 앞서 의사진행발언에 나섰다. 주 원내대표는 "합의를 하고 국민들 보기에 좋게 의장단을 선출하고 원 구성을 하기 바랐지만, 오늘은 전혀 그렇지 않은 상황"이라며 "오늘은 본회의가 성립할 수 없는 날"이라고 지적했다.
  • ▲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5일 21대 국회 첫 본회의에 참석해
    ▲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5일 21대 국회 첫 본회의에 참석해 "적법하지 않은 회의"라며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주 원내대표는 "스무 차례 개원국회 중에서 단독개원은 1967년 7월10일 딱 한 차례뿐이고, 당시에는 신민당이 등원 자체를 거부한 상황"이었다며 "우리는 상생하고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지만 42%나 되는 많은 국민의 뜻을 무시하고 일방통행한다면 (21대 국회는) 순항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국회의장에 박병석, 여당 몫 부의장에는 김상희

    주 원내대표의 '항의발언'이 끝나자 통합당 의원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본회의장을 떠났다. 본회의 개의 11분 만이었다. 이를 지켜보던 한 민주당 의원은 "왜 나가"라고 외치기도 했다. 

    주 원내대표에 이어 마이크를 잡은 김영진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통합당 의원들은) 21대 국회에서는 사라져야 할 관습에 따라 퇴장한 것"이라며 "나눠먹기 국회를 위해 국회를 멈추고 법을 지키지 않아도 그만이라는 잘못된 관행은 청산돼야 한다"고 통합당을 비판했다. 

    본회의장에 남은 민주당(177명)과 정의당(6명)·열린민주당(3명)·국민의당(3명)·시대전환(1명)·기본소득당(1명)·무소속(2명) 의원 193명은 곧바로 국회의장 선출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다. 박병석 민주당 의원(6선)이 193표 중 191표를 얻어 국회의장에 선출됐다. 민주당 몫의 국회 부의장으로는 김상희 의원(4선)이 선출되며 최초의 여성 부의장이 탄생했다. 통합당 몫의 국회 부의장은 오늘 선출하지 않았다.  

    통합당을 탈당해 21대 총선에 나서 당선된 무소속 의원 4명(권성동·김태호·윤상현·홍준표)은 이날 회의에 불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