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총리, 3일 중대본 회의서 '천막 학교' 발언… "손님 없어 편하죠" 과거 발언도 강제소환
  • ▲ 정세균 국무총리. ⓒ뉴시스
    ▲ 정세균 국무총리. ⓒ뉴시스
    "전쟁 중에도 천막 학교를 운영했다"는 정세균 국무총의 발언이 논란을 빚고 있다. 우한코로나(코로나19) 학교 내 확산으로 인한 고1·중2·초3∼4학년의 3차 등교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의도였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비난이 거세다.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정 총리에 대해 '공감능력이 없다'는 비판 등을 했다. 일각에선 코로나 사태 당시 한 상점 주인에게 '손님 없으니 편하시죠'라는 발언을 재조명하며 '현실 감각 없는 총리'라고 비꼬기도 했다.

    정 총리는 3일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수도권에서 산발적 집단감염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등교수업을 예정대로 진행하는 것에 대해 일부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우리 아이들의 안전과 관련된 일이기에 관계기관과 선생님, 학부모 모두가 심혈을 기울여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세균 "등교수업 우려 잘 안다"

    그러면서 "현재의 어려움 때문에 우리 아이들의 미래와 희망을 좌절시켜서는 안 된다"며 "우리가 전쟁의 포화 속에서도 천막 학교를 운영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며 현 사태를 전쟁에 비유했다. "최근 학원과 소규모 종교 모임에서 감염이 계속되고 있다"며 "지역사회와 학교의 감염 고리 차단을 위해 운영을 자제하고, 불가피하게 운영하는 경우 반드시 방역수칙을 준수해 달라"고도 당부했다.

    이날 정 총리의 발언을 두고 '부적절하다'는 등 비판 여론이 거세다. 현재 상황을 전쟁과 비교한 정 총리의 현실 인식 수준이 의심스럽다는 지적이다.

    초등학교 2학년 자녀는 둔 A씨는 "전쟁 당시와 현재를 비교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총리라는 분의 현실 인식 수준이 의심스럽다"고 비난했다. 이어 "코로나가 진정될 때까지 휴업하는 게 아이들의 안전을 지키는 것 아니냐"며 "이번 학기를 휴업하면 여름방학 때 정규 수업을 받도록 하자는 학부모들의 목소리는 못 듣고, 일부 선생들의 얘기만 듣는 정부가 한심스럽다"고 개탄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학부모들의 걱정이 뭔지 전혀 모르는 것 같다"며 "현 상황에서 '전쟁 포화 속에서 수업했다'고 하면 누가 공감을 하겠느냐"고 비난했다.

    중학교 1학년과 초등 3학년 아이를 둔 B씨는 "우리나라가 온라인 강국이라고 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옛 이야기를 끌고 오느냐"며 "시대가 변하면 생각도 변해야 하는데 참 한결 같으신 분이다"고 비꼬았다.

    '천막 학교' 발언에 뿔난 학부모들… "현실감각 있나" 비난

    정 총리가 코로나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상인에게 했던 "손님 없어 편하시죠"라는 '황당' 발언이 재조명되기도 했다. 정 총리는 지난 2월 우한코로나 사태로 인해 서울 신촌 명물거리를 찾았다. 당시 그는 시장 상인들에게 "요새 좀 손님들이 적으니까 편하겠다" "돈 많이 벌어놓은 것으로 버티시라"고 말했다.

    한 학부모는 "예전에도 황당한 발언으로 현실감각이 없는 듯 보였다"며 "이번 발언을 보니 과연 대한민국 총리가 맞으냐는 의문이 든다"고 했다.

    한편 이날부터 고1·중2·초3∼4학년 178만명이 등교를 시작하면서 앞서 등교수업을 시작한 281만명을 포함해 총 459만명의 학생들이 등교했다. 그러나 이날 하루 우한코로나 확진자가 49명이나 신규 발생하고 방역 당국이 '수도권 대유행'을 우려하면서 학부모들의 등교 불안은 더 깊어져 간다.

    정은경 중대본 본부장은 "최근 인구밀집도가 높고 유동인구가 많은 수도권에서 종교 소모임, PC방, 학원 등 다양한 장소에서 코로나 감염이 전파되고 있다"며 "확산세가 계속돼 다수가 밀집한, 밀폐된 공간에서 전파되는 경우는 대규모 유행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