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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본관 집무실에서 세계보건기구(WHO) 세계보건총회(WHA) 초청 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우한코로나로 위기를 겪는 외국에 1억 달러(약 1226억원)를 지원하겠다고 나서자 논란이 일었다. 지난해 재정건전성이 10년 만에 최악으로 떨어졌고, 올 들어 3월까지도 나라살림이 55조3000억원 적자를 기록하는 등 국고 손실 우려가 커지는 상황을 고려하면 무리한 결정이라는 지적이다.
문 대통령은 18일 세계보건총회(WHA) 기조연설에서 "코로나19의 글로벌 팬데믹 극복을 위해 우리나라가 올해 총 1억 달러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할 계획"이라며 "위기대응과 출입국정책에 이르기까지 그동안 축적해온 경험과 데이터도 지속적으로 국제사회와 공유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와 정부에 따르면 1억 달러 중 3000만 달러는 긴급재난구호를 위한 기존의 인도적 지원예산 등이며, 현금·현물성 지원 7000만 달러가 새로 책정된다.
하지만 우리나라 재정은 탄탄하지 않은 상황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실질적 재정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올 1분기에 55조3000억원 적자를 나타냈다. 월별 재정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4년 이후 16년 만의 가장 큰 적자폭이다. 경기 악화 와중에 우한코로나 대응을 위해 재정지출을 늘린 여파라는 분석이다.
1분기 세수 8조5000억원 줄어
세수 감소도 재정건전성 악화 원인으로 작용한다. 올 1분기 국세 수입은 69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조5000억원 줄었다. 올해는 불과 3개월 만에 세수 감소폭이 2009년(2조8000억원)의 3배로 커졌다.
국가채무는 819조원으로 늘어난다. 올 들어 23조9000억원 규모로 편성된 1·2차 추경을 반영하면 본예산(805조2000억원)에 13조8000억원이 더해진다.
여기에 3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되는 3차 추경안을 더하고, 올해 국내총생산(GDP)이 0% 성장해 지난해(1914조원)와 같은 수준일 것으로 가정하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44.4%까지 올라간다. 이는 정부가 예상한 국가채무 비율 증가 속도를 넘어서는 수치다.
김재원 "한계상황으로 가고 있어 걱정"
김재원 미래통합당 정책위 의장은 지난달 30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문재인 정부 들어 이미 GDP 대비 40%를 넘어서서 빚을 지며 예산을 편성했다"며 "미래세대의 부담뿐 아니라 정부 부채를 갚아나가기 위한 이자부담과 국가신인도 문제가 생기고 국채 발행 이자율이 높아진다. 한계상황으로 가고 있지 않나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도 지난 3월 소득 하위 70% 가구에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할 당시 "끝을 알 수 없는 경제 충격에 대비해 재정여력을 최대한 비축할 필요가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인 바 있다.
한편 문 대통령이 이 같은 국내 재정 악화 상황을 인식함에도 외국에 굳이 1억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밝힌 것은 '정치적 이득'을 꾀한 포석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오는 2022년 WHO 사무총장선거에서 전례 없이 한국인이 당선되면 문재인 정부 집권 하반기 업적으로 만들어진다는 점을 기대한다는 분석이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이날 "코로나19 대책에서 세계적 평가를 얻은 한국에서 차기 WHO 사무총장 후보자를 내려는 움직임이 전해졌다"며 "일본이 사무총장을 내는 것도 유력한 선택지"라고 보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