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축하전화' 다음날… 최강욱 "민주당 전당대회 앞두고 자연스럽게 표출될 것"
  • ▲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열린민주당과의 합당을 두고 긍정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성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열린민주당과의 합당을 두고 긍정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성원 기자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당대표 취임 축하전화를 받은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더불어민주당과 합당을 거론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공식적인 반응을 자제하지만 당 내부에서는 "합당은 당연한 수순"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야권에서는 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의 통합에 "최강욱과 당·청의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는 14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열린민주당을 지지하시는 분들은 본래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시던 분이 대부분"이라며 "그분들이 열린민주당과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을 당내에서 자연스럽게 하시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주자들이 자연스럽게 열린민주당과 합당 의견을 표출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민주당 "전당대회 후 합당 결론 내릴 것"

    최 대표의 발언은 문 대통령에게 취임 축하전화를 받은 바로 다음 날 나왔다. 열린민주당에 따르면, 지난 13일 문 대통령은 최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입법과제 완수를 함께 이루어야 하는 데 열린민주당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최 대표의 통화 내용이 알려진 뒤 민주당 내부에서도 합당 관련 의견이 조금씩 나온다. 지난 21대 총선 당시 당 지도부가 직접 나서서 열린민주당에 "민주당을 참칭하지 말라" "그런 자식 둔 적 없다"며 선을 긋던 모습과는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다.

    민주당 소속 한 최고위원은 15일 본지와 통화에서 "열린민주당이 선거 때는 골머리를 썩였어도 어차피 대통령의 철학을 같이하는 것은 마찬가지"라며 "전당대회 후 다음 지도부에서 합당과 관련한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野 "욕 안 먹는 합당 위해 계획된 것"

    익명을 요구한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선거 때 이해찬 대표가 직접 나서서 열린민주당을 비판했는데 당에서도 당장 공론화하기는 어렵다"며 "최 대표 말대로 전당대회에서 당권주자들이 여러 의견을 낼 것이고, 새 지도부가 합당을 추진하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과 민주당·열린민주당의 이 같은 '합당 분위기 잡기'가 이미 사전에 계획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미래통합당의 한 당선인은 "열린민주당은 준연동형비례대표제에서 여권이 의석을 많이 가져갈 수 있도록 최적화된 구조로 가기 위해 서로 양해한 상태에서 탄생한 정당"이라며 "당·청이 (열린민주당과) 합당을 전제로 욕 안 먹는, 순조로운 합당을 위해 이미 짜여진 플랜에서 움직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당선인은 그러면서 "주연 최강욱, 조연 당·청의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도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