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금 관리인, 보이스피싱 송금… 사실 숨긴 채 '조국 백서' 김남국 변호사와 유튜브 방송
  • ▲ 지난해 9월 서울 서초동에서 열린 개싸움국민운동본부(개국본)의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의 모습. ⓒ정상윤 기자
    ▲ 지난해 9월 서울 서초동에서 열린 개싸움국민운동본부(개국본)의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의 모습. ⓒ정상윤 기자
    "조국 수호"를 내세우고 이른바 '서초동집회'를 주도한 개싸움국민운동본부(개국본)가 후원 계좌의 보이스피싱 피해사실을 밝히지 않은 채 모금을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국본은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향한 검찰 수사를 비판하며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서울 서초동과 여의도 일대에서 총 15차례의 촛불집회를 진행한 시민단체다. 유튜브 채널 '시사타파TV' 운영자 이종원(47) 씨가 대표다. 개국본이라는 이름에는 '개싸움은 우리가 한다. 정부는 정공법으로 가라'는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이 단체 후원 계좌 관리자인 김모(51) 씨는 지난해 10월9일 서울 서대문경찰서에 "보이스피싱 피해를 봤다"고 신고했다. 이 사실은 12일 중앙일보가 보도하면서 외부에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개국본은 월회비 명목으로 지지자들로부터 20억원 이상의 집회 후원금을 김씨의 관리계좌로 받았는데, 후원금을 관리하던 김씨가 보이스피싱에 속아 계좌에 있던 5억원의 후원금 중 4억원을 다른 계좌로 송금했다. 경찰은 신고를 받고 해당 계좌를 동결시켰으나 이미 송금액 중 상당액이 빠져나간 상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후 5개월간 수사를 진행했으나 아직 범인을 특정하지 못한 상태다. 

    4억 날리고도 "회비 투명하게 사용했다"

    개국본 측이 보이스피싱 피해사실을 알고도 이 같은 사실을 숨겨왔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개국본은 보이스피싱 피해 이후에도 "국회를 압박해야 한다"면서 여의도로 장소를 옮겨 촛불집회를 이어갔다. 그러나 피해사실을 공지하지 않았고, 후원금도 계속 모금했다. 

    개국본 대표인 이씨는 김남국(38) 변호사와 함께 보이스피싱 피해 신고 이후인 지난해 10월16일 월회비 정산을 주제로 유튜브 방송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방송에서 "회비를 집회에 투명하게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해 10월29일에는 개국본 다음카페에 "12차 촛불문화제 이후 회계감사 보고서를 공개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한편 회비 정산 관련 방송을 함께 진행한 김 변호사는 <조국백서> 저자로 오는 4월15일 국회의원총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경기도 안산 단원을에 공천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