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스럽다" 동생 김여정 비난, 다음날 오빠 김정은이 친서… 文대통령 '감사' 답장
  • ▲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9월 19일 평양 옥류관을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판문점 회담 기념 메달과 북미정상회담 기념주화를 선물하고 있다. ⓒ뉴시스
    ▲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9월 19일 평양 옥류관을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판문점 회담 기념 메달과 북미정상회담 기념주화를 선물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친서를 주고받았다고 청와대가 5일 밝혔다. 김정은은 동생 김여정이 청와대를 향해 노골적으로 비난한 지 하루 만에 친서를 통해 우한폐렴(코로나-19) 사태를 언급하며 위로의 뜻을 전했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이 어제(4일) 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왔다"며 "김 위원장은 친서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는 우리 국민에게 위로의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김정은은 친서에서 "(한국이) 반드시 이겨낼 것으로 믿는다. 남녘동포의 소중한 건강이 지켜지기를 빌겠다"고 언급했다고 윤 수석은 알렸다.

    윤 수석은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건강을 걱정하며 마음뿐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해 안타까운 심정을 표했다"며 "문 대통령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반드시 극복할 수 있도록 조용히 응원하겠다며 문 대통령에 대한 변함없는 우의와 신뢰를 보냈다"고 전했다.

    1일 전 김여정 "靑 저능한 사고방식에 경악"

    김정은의 친서는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3일 청와대를 향해 강도 높은 비난담화를 내놓은 다음 날 보내진 것이다. 

    김여정은 최근 북한의 '초대형 방사포' 발사에 따른 우리 정부의 유감표명과 관련 "청와대의 저능한 사고방식에 경악한다"며 "겁을 먹은 개가 더 요란하게 짖는다고 했다. 딱 누구처럼…"이라고 맹비난했다. 또한 "어떻게 내뱉는 한마디 한마디, 하는 짓거리 하나하나가 구체적이고 완벽하게 바보스러울까"라는 조롱도 담았다.

    윤 수석에 따르면, 김정은은 친서에서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와 관련한 진솔한 소회와 견해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에 감사의 뜻을 담은 친서를 이날 김 위원장에게 보냈다고 전해졌다. 다만 청와대 측은 남북 정상의 구체적인 친서 내용을 "자세히 밝히는 것은 외교상 맞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제안한 보건분야 협력과 감염병 공동 대응에 대한 답변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구체적인 내용은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나머지 말한 부분은 별도 채널에서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