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추미애에 박수" 페북 글에… "추미애 칭찬하는 듯하지만, 실은 내 작품 실토"
  • ▲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하이서울유스호스텔에서 열린 국민당(가칭) 중앙당 창당발기인대회행사 참석해
    ▲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하이서울유스호스텔에서 열린 국민당(가칭) 중앙당 창당발기인대회행사 참석해 "무너진 정의와 공정의 회복"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권창회 기자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11일 취임 후 처음으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검찰의 수사와 기소 주체 분리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12일 "검찰개혁은 물 건너갔다"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추미애 씨가 계속 무리수를 남발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검찰개혁을 추진했던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향해서는 "검찰개혁도 그 자신만큼이나 위선적이었다"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페이스북 글에서 추 장관과 관련 "어용검사들 동원해 기를 쓰고 정권 실세들에 대한 기소를 막고 수사를 담당했던 검사들은 모두 좌천시켰지만 실패했다"며 "그러자 이번엔 해괴한 논리와 새빨간 거짓말을 늘어놓으며 공소장 공개를 막았지만 그것도 실패했다. 그래서 부랴부랴 마지막 카드로 꺼내든 것이 바로 수사검사와 기소검사의 분리"라고 주장했다. 

    "수사검사가 수사해도 기소검사가 기소 안 할 가능성"

    진 전 교수는 "이 경우 수사검사가 열심히 수사해도 기소검사가 그냥 기소를 안 해버릴 가능성이 생긴다"며 "이성윤(서울중앙지검장) 등 추미애 씨가 자리에 앉힌 검사들이 밥 먹고 하는 짓이 그거다. 검찰개혁은 이미 물 건너갔다"고 주장했다.

    진 전 교수는 "검찰개혁의 취지는 원래 검찰을 권력의 영향을 받지 않는 독립적인 기구로 만드는 것이었다. 그 취지를 한마디로 요약한 것이 윤석열 총장 취임 시에 대통령이 한 '살아있는 권력에도 칼을 대라'는 말씀이었다"며 "하지만 실제로 저분들이 하는 짓은 그 취지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추미애 씨는 초법적인 조치로 검찰의 칼날이 살아있는 권력을 향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며 "'민주적 통제'라는 허울 좋은 명분으로 검찰을 권력의 애완견으로 만들기 위해 기를 쓰고 있다. '민주적 통제'가 '민주당 통제'로 전락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추미애, 나중에 법적 책임까지 져야 할 것"

    그러면서 "(추 장관) 본인도 이게 무리수라는 것을 알 거다. 그러니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고 한 것이다. 하지만 그가 져야 할 것은 정치적 책임만이 아닐 것"이라며 "나중에 법적 책임을 져야 할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진 전 교수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관련해서도 언급했다. 조 전 장관은 추 장관이 전날 검찰의 수사와 기소 주체 분리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하자 같은 날 페이스북에 "검찰 '내부'에서 수사와 기소 주체를 조직적으로 분리하여 내부통제를 하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시도가 될 것"이라며 "이는 법 개정 없이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추미애 장관님께 박수를 보낸다"고 썼다. 

    이에 진 전 교수는 "어차피 검찰개혁 프로젝트는 추미애가 아니라 조국의 작품이었다. 2011년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출연한 토크쇼를 보면, 이미 그 당시에 지금 그들이 시행하는 계획의 대강이 만들어졌음을 알 수 있다"며 "거기서 이미 조국은 '반항하는 검사들은 일괄사표 받고, 그 자리에는 로스쿨 출신 검사보들 앉히면 된다'고 말한다. 조국을 법무부장관 시킨다는 얘기도 그때 벌써 나왔다"고 소개했다. 

    "추미애를 칭찬하는 듯하지만, 실은 이 모두가 내 작품"

    그러면서 "지금 검찰개혁의 미명 아래 이루어지는 일들, 추미애와는 아무 관계도 없다. 추미애는 인형이고, 복화술사는 조국"이라며 "물론 그도 다른 맥락에선 또 다른 인형에 불과하겠지만. 다시 그가 등장했네요. 겉으로는 추미애를 칭찬하는 듯하지만, 실은 이 모두가 내 작품이란 점을 분명히 해두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진 전 교수는 "죽은 권력엔 날카로운 칼날, 산 권력엔 무딘 칼날을 들이대온 검찰을 바꾸는 게 그들이 추진하고 또 많은 국민이 지지했던 '개혁'의 방향이었 것"이라며 "그 개혁의 결과는 죽은 권력엔 날카로운 칼날을 대면서도 산 권력엔 무딘 칼조차 들이대지 못하는 검찰로 귀결됐다"고 비꼬았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관련해서는 "막강한 권력을 가졌다는 검찰도 저렇게 흔들리는데, 그 조그만 기구가 저 막강한 권력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라며 "결국 우려했던 사태가 벌어진 거다. 검찰개혁은 이렇게 철저히 실패하는 방식으로 성공했다. 그걸 조국은 자축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검찰개혁도 조국 자신만큼이나 위선적이었던 것"

    진 전 교수는 "수사검사와 기소검사의 분리는 애초의 취지는 가상했을지 모르나, 실제로는 권력에 대한 기소를 가로막는 마지막 안전장치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분들이 그동안 검찰의 소환을 거부하고, 소환돼서는 조사를 거부하고, 조사 후에는 기소를 거부해왔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 우려는 더욱 더 커진다. 이게 그 많은 사회적 비용을 들여 이룩한 검찰개혁의 실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성서에서 하나님은 자신의 형상대로 인간을 만드셨다고 하죠? 결국 조국도 검찰개혁을 자신의 형상대로 만든 것"이라며 "즉, 검찰개혁도 결국 그 자신만큼이나 위선이었던 것이다. 검찰개혁은 곧 조국"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