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진 방해 거듭한 뒤 에워싼 시위대 향해 발진…가속페달 밟은 듯
  • ▲ 18일 우리공화당이 부산에서 개최한 태극기집회에서 한 차량이 시위대를 향해 돌진했다. 사진은 해당 차량(사진 위쪽)과 사고로 부상을 입은 한 경찰, 현장출동한 119구급대의 모습ⓒ우리공화당 제공
    ▲ 18일 우리공화당이 부산에서 개최한 태극기집회에서 한 차량이 시위대를 향해 돌진했다. 사진은 해당 차량(사진 위쪽)과 사고로 부상을 입은 한 경찰, 현장출동한 119구급대의 모습ⓒ우리공화당 제공
    우리공화당이 18일 부산에서 개최한 태극기집회에서 한 차량이 시위대를 향해 돌진해 경찰 포함 총 8명이 부상을 당했다. 돌진 차량은 약 5초간 시위대를 향해 가속페달을 밟은 정황도 드러났다. 우리공화당은 "의도된 테러"로 규정하며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우리공화당에 따르면, 이날 시위대는 부산 동구 수정2동에서 편도 4차로 중 3차로와 4차로를 점거한 상태로 행진하고 있었다. 1차로와 2차로에는 차량이 자유롭게 통행하고 있었다. 오후 4시 5분경 2차로를 달리던 렉스턴 차량이 행진 인파 중에 생긴 빈 공간으로 진입해 3차로와 4차로에 비스듬히 차를 세웠다. 행진을 방해하기 시작한 것이다. 

    시위대 행렬 중간에 끼어들었다 나갔다 반복하더니… 에워싼 시위대 향해 발진

    18일 우리공화당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경찰은 이 차량을 2차로 쪽으로 유도하며 시위 대열 밖으로 벗어날 것을 요구했다. 경찰은 또 집회 방해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이 차량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통제했다. 경찰의 인도에도 한동안 요지부동이던 이 차량은 수 분 후 옆 차로로 이동하는가 싶더니 다시 3차로로 진입했다. 이 차량은 수 차례 이런 행태를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의 제지에도 시위 방해가 계속되자 항의하는 시위대와 경찰 등 수십 명이 몰려와 차량을 에워쌌다. 이때 운전자는 운전석 창문을 열고 경찰과 대화하는가 싶더니 갑자기 행진대열로 돌진했다. 엉겁결에 차량 후드에 매달린 사람도 있었다. 발진 직후 경찰 여러 명이 운전석 창문을 통해 운전자를 붙잡아 차를 세운 뒤 운전자를 끌어내렸다. 차량이 돌진한 뒤 멈추기까지 걸린 시간은 5초였다. 

    사고가 난 곳은 부산동부경찰서 길 건너편 차로였다. 이 사고로 행진 중이던 우리공화당 당원 7명을 비롯해 경찰 1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들은 응급실로 후송됐고, 주로 어깨·허벅지·허리 등에 타박상을 입었다고 우리공화당 관계자는 전했다. 사고 당시 운전자는 검정색 모자와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있었다. 

    피의자 "가속페달 안 밟았다" 진술… 목격자 진술·발진 속도 종합하면 '가속상태' 추정

    60세 남성으로 확인된 이 운전자는 부산 동부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불구속 입건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됐다. 이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일부 집회 참가자들이 창문을 두드리는 바람에 놀라서 브레이크를 뗐을 뿐 가속페달은 밟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고 당시 동영상을 보면, 발진 당시 속도는 가속 페달을 밟지 않고서는 나올 수 없는 수준이었다. 목격자 진술에 따르면, 경찰이 조수석으로 뛰어들어 브레이크를 밟게 했다고 한다. 후드에 매달리는 사람이 있었던 것도 이 차량이 가속 상태였다는 것을 추정케 한다. 

    새로운보수당도 "계획된 테러 행위" 규탄… "동기와 배후 철저히 밝혀야"

    우리공화당 관계자는 "합법적인 태극기 집회에서 테러를 자행한 것은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있을 수 없다"면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사건"이라며 강경 대응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

    새로운보수당도 이 사건을 "테러"로 규정하고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는 입장을 내놨다. 이종철 새로운보수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차량은 행진하는 사람들을 향해 경찰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수차례나 밀고 들어오려 했다"며 "계속 이어진 소행으로 봤을 때 계획적이고 의도적인 범행으로 보기에 충분하다"고 밝혔다. 이종철 대변인은 이어 "과연 일개인인지 어떤 조직에 소속된 사람인지, 도대체 어떤 사고를 가진 사람인지 동기와 배후를 철저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민주사회에서 생각이 다르다고 차량으로 사람을 밀어버리는 행동을 한다는 것은 참으로 있을 수 없는 만행"이라며 "이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테러 행위'"라고 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