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은 사실이 아니라 보고 싶은 환상을 원해… '알릴레오' '뉴스공장'이 그런 매체"
  • ▲ 진중권 동양대 교수. ⓒ뉴시스
    ▲ 진중권 동양대 교수. ⓒ뉴시스
    진보 논객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극단적 진영논리에 빠진 문재인 정부와 그 지지층을 싸잡아 비판했다. “문재인 정권은 ‘조국기부대’(조국 전 법무부장관 열성 지지자들을 ‘태극기부대’에 빗댄 말)에 발목이 잡혔다”는 것이다. 

    진 교수는 20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현 정권이 아무리 못해도 한국당의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건 보수가 한국사회의 비주류가 됐다는 의미다. 보수가 새 서사를 못 찾는 건 태극기부대에 발목이 잡혀 있기 때문”이라면서 “현 정권도 무조건 옹호만 하는 ‘조국기부대’에 발목 잡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 정권이) 이들과 관계를 청산하지 않으면 중도층은 돌아서고, 촛불정권의 정당성도 불신받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진 교수는 또 ‘조국기부대’뿐만 아니라 ‘문빠’(문재인 대통령의 열성 지지층) 득세의 폐단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오늘날 한국사회는 ‘포스트-트루스(Post-Truth)’ 시대 속에 살고 있다”며 “대중은 점점 불편한 진실 대신 자기들이 듣고 싶은 환상을 요구한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나 TBS 라디오 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그 요구를 들어주는 매체”라고 주장했다. 

    공천 못 받을까 ‘문빠’ 눈치 보는 與 의원들 비판도

    그러면서 “대중이 팟캐스트·유튜브에 열광하다 보니 새 미디어 환경과 경쟁해야 하는 기성 언론도 따라가는 현실”이라며 “(매체들이) 팔리지 않는 사실보다 팔리는 환상을 판매하기 시작한다. 비판적 사고를 도와주는 게 아니라 원하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언론을 찾는 독자들이 많아지는 상황에서 구독료에 의존하는 작은 매체들이 이들을 신경 쓸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특히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당장 민주당만 해도 이른바 문빠와 틀어지면 공천을 받지 못하니까 의원들이 눈치 보느라 다른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고 짚었다.

    아울러 조국사태에 대해서는 “(국민이) 우파보수 진영과는 다른 새로운 서사를 기대했는데 자르지 않았기 때문에 실망이 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더 큰 문제는 왜 그런 잘못된 판단(조 전 법무부장관 임명의 부적합성)이 내려졌는지 비판적으로 성찰해야 하는데, 그런 목소리조차 나올 수 없던 것”이라며 “반성을 해야 혁신할 수 있는데, 반성 대신 메신저를 공격해 무력화시키다 보니 반성 자체가 이뤄질 수 없는 구조였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