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신사적 북한 태도 의식했나" 질의에… 양승동 KBS 사장 "화질 나빠 방송 불가" 변명
  • ▲ 양승동 KBS사장이 17일 오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한국방송공사, 한국교육방송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위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양승동 KBS사장이 17일 오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한국방송공사, 한국교육방송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위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지난 15일 29년 만에 평양에서 열린 '남북한 축구 경기'를 녹화중계로도 볼 수 없게 됐다.

    KBS는 17일 "금일 오후 5시에 방송하기로 했던 2022년 카타르월드컵 축구 2차 예선, 한국과 북한 경기의 녹화중계를 취소했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 KBS 관계자는 "KBS를 비롯한 지상파 3사는 오늘 오전 DVD 형태로 경기 영상을 받았으나 방송에 부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방송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이 한국 선수단에 보낸 '경기 영상'은 SD급⋅40만 화소에 불과한 저해상도여서, 적어도 200만 화소 이상 돼야 하는 '방송용'으로는 부적합해 지상파 3사가 녹화 중계방송 계획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한국 선수단이 DVD 영상을 받았는데 화질이 나빠, 아시아축구연맹을 통해 북한 측에 경기 영상을 추가로 요청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는 현지 생중계를 노리고 경기가 열리기 전 북한 측에 중계 계약금을 지불했다. 이 계약금은 방송 3사가 공동 분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북한의 비협조로 생중계는 무산됐고, 경기는 취재진도 관중도 없는 '깜깜이'로 진행됐다.

    이후 지상파 3사는 녹화중계라도 하기 위해 지난 16일 방송 예고까지 했지만, 경기 영상이 '기록용'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파악하고 중계 일정을 취소했다.

    한편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이 "남북 경기가 비신사적이었다는 말이 나와, 북한에 대한 여론이 나빠질 것을 우려해 녹화중계마저 포기했다는 얘기가 있다"고 지적하자 양승동 KBS 사장은 "오늘 선수단을 통해 북한 측이 보내온 영상을 받았는데, 방송으로 내보낼 수 있는 수준의 화질이 아니었다"며 화질 문제 외 다른 이유는 없다고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