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여야 대표 월례회동' 이례적 거부… 야당 "싫은 얘기 안 듣겠단 거냐" 성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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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달 24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이해찬 대표. ⓒ박성원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여야 5당 대표의 정례 모임인 '초월회'에 불참했다. 조국 정국의 해법을 기대했던 정치권에서는 '집권여당의 대표가 야당의 주장과 민심에 귀를 닫은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지난해 10월1일부터 매달 첫째주 월요일 열리는 초월회는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5당 대표들이 오찬을 하며 정국 현안을 논의하는 정례 모임이다. 각 정파와 정당의 이익을 초월해 민의를 모으자는 의미로 명칭을 초월회로 정했다. 7일 초월회 오찬에는 문 의장과 여야 4당 대표가 모두 참석했으나, 이 대표만 불참했다.회동 2시간 전 불참 통보한 이해찬이 대표는 이날 오후 12시로 예고된 초월회 회동 2시간 전 갑작스럽게 불참을 통보했다. 그는 "초월회가 민생을 위해 도모하는 장이 아니라 정쟁을 위한 성토의 장으로 변질되고 있다"며 "아프리카돼지열병, 일본의 수출규제 등으로 가뜩이나 예민해져 있는 국민들의 마음을 고려해 불참을 결정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집권여당의 대표가 회동을 시작하기도 전에 초월회를 '정쟁의 장'으로 깎아내리고 불참한 것이다.문 의장은 회동에 참석한 뒤 이 대표의 불참을 두고 "잔칫날 주례하고 신부를 맞는데 신랑이 빠진 것 같아 마음이 허전하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어 "서초동도 민심이며, 광화문도 민심이다. 국회는 사회의 모든 갈등과 대립을 녹일 수 있는 용광로가 돼야 하는데, 대립과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며 잇따른 장외집회에 우려를 표했다."신부가 한마디 하겠다"며 운을 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국민들이 광장으로 나간 이유 중 하나는 대통령과 청와대가 국회를 철저히 무시하고 권력으로 의회를 짓누르려 하는 행태로부터 비롯됐다. 조국 사태에서 보듯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현재진행형 범법자를 임명 강행하며 수사 방해까지 하고 있다"며 여야 대치 정국의 책임을 문재인 정부의 실정으로 돌렸다. 그러면서 "존중과 원칙이 무너지면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독재가 시작된다는 것이 정치학자들의 논거"라며 "법을 악용해 야당을 탄압하고 기득권을 수호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새겨들어야 한다"고 질타했다.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특권과 반칙을 없애자는 것은 문 대통령의 약속이고 노무현 대통령이 외쳤던 것인데, 문 정부는 우리나라의 공정과 정의 사회를 부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이해찬, 싫은 이야기 안 듣겠다는 것은 오만"초월회가 '정쟁의 장'이라며 이날 모임에 불참한 이 대표는, 같은 날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서초동 촛불집회를 '국민들의 자발적 열망'이라며 치켜세웠다.이 대표는 "검찰개혁을 향한 국민들의 자발적인 열망이 높아지고 있다"며 "특히 서초동 검찰개혁 촛불문화제는 규모도 놀랍지만 폭력도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공연히 내란을 선동한 범법자들도 수사에 불응할 것을 명령하는 자유한국당에 대해서 엄정한 검찰 수사가 집행돼야 한다"고 한국당과 각을 세웠다.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같은 자리에서 "서초동 촛불집회는 완벽한 촛불시민혁명의 부활"이라며 "자유한국당의 광화문 집회와 극명하게 대비된다"며 친정부 성향의 집회를 치켜세우며 지난 3일 한국당이 주최한 광화문 집회를 폄하했다.여야 5당 대표들의 ‘정치협상회의’ 합의자유한국당 소속 한 초선 의원은 "집권여당의 대표가 국회의장과 야당 대표가 모두 참석한 자리에 불참한 것은 싫은 이야기는 안 듣겠다는 것 아니냐"며 "본인 듣고 싶은 얘기만 민심이라고 주장하고 대화 채널을 닫아버리는 것은 오만"이라고 비판했다.한편 초월회 오찬 회동에서는 향후 국회의장과 여야 5당 대표가 참석하는 정치협상회의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회의는 이달 13일 이전에 개최하고 전원 참석 전체회의 외에 수시로 양자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