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결과 조작 의혹 수사, 프로듀스 시즌 전체로 확대
  • ▲ 프로젝트 그룹 '엑스원(X1)'. ⓒ뉴시스
    ▲ 프로젝트 그룹 '엑스원(X1)'. ⓒ뉴시스
    음악 전문 채널 '엠넷(Mnet)'이 제작·방영한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X101'이 순위 조작 의혹에 휘말렸다. 지난 7월 13일 최종 멤버를 선발하는 마지막 순위 발표에서 '안정권'으로 여겨졌던 일부 연습생들이 떨어져나가면서 처음 제기된 '투표 조작 의혹' 논란은, 1~20위에 랭크된 연습생들의 최종 득표수가 '7494.442'라는 특정 숫자의 배수라는 주장이 불거지면서 더욱 거세졌다.

    득표수가 7494.442의 배수?

    일부 네티즌은 "앞사람과의 득표 차를 계산해보니 7494, 7495, 2만9978, 10만4922, 11만9911 같은 숫자들이 반복됐다"며 "순위가 조작된 게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시청자들의 무작위 투표로 집계되는 최종 순위에서 특정 숫자가 반복해서 나올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이는 엠넷이 발표한 순위 집계가 자연스러운 결과가 아닌, 프로그램을 돌려서 나온 '인위적인 결과물' 일 수 있다는 의혹을 가중시키는 대목이다.

    이처럼 확률상 제로에 가까운 득표수가 나왔고, 이를 토대로 '엑스원' 데뷔 멤버들이 정해졌다는 의혹이 공론화 되자, 다수 시청자들은 '프로듀스X101 진상규명위원회'를 결성하고 엠넷 제작진을 사기 및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당초 엠넷 제작진은 "득표수를 득표율로 환산했다가 이 득표율을 소수점 둘째 자리로 반올림해 득표수로 재환산하는 과정에서 수치에 오류가 발생했으나 순위 자체엔 변동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제작진도 득표수가 '특정 숫자의 배수'로 나오게 된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선 설명하지 못했다.

    이에 문자 투표와 관련 "원본 데이터를 공개하라"는 비판 여론이 점점 높아지자, 엠넷은 지난 7월 26일 경찰에 제작진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전대미문의 '오디션 조작 의혹 사건'을 맡게 된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7월과 8월 두 차례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제작진 사무실과 문자투표 데이터 보관 업체 등을 압수수색했다.

    수사 과정에서 제작진 중 한 명을 순위 조작에 관여한 혐의(업무방해 등)로 입건한 경찰은 연예기획사들이 투표 결과 조작에 가담했는지 여부를 살펴보기 위해 지난 1일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울림엔터테인먼트, MBK엔터테인먼트 등 3곳의 기획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프로듀스X101'을 통해 데뷔한 '엑스원' 멤버 중 2~3명이 당초 '탈락권'에 있었으나 투표 결과 조작으로 순위권에 들어온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또한 경찰은 엠넷의 또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 '아이돌학교'와 '프로듀스X101' 시리즈 전체에 대해서도 순위 조작 여부를 살펴보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