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뉴욕서 UN 일정 시작… 트럼프와 '주한미군 방위비', '호르무즈해협 파병' 논의할 듯
  • ▲ 유엔총회 참석과 한·미 정상회담 등을 위해 미국 뉴욕을 3박5일 일정으로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2일(현지시간) 뉴욕 JFK 국제공항에 도착해 환영 인사들과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
    ▲ 유엔총회 참석과 한·미 정상회담 등을 위해 미국 뉴욕을 3박5일 일정으로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2일(현지시간) 뉴욕 JFK 국제공항에 도착해 환영 인사들과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유엔총회가 열리는 미국 뉴욕에 도착해 '한반도 평화'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 당초 유엔총회에는 이낙연 국무총리의 참석이 유력했다. 

    문 대통령의 방미는 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경질 후 전격적으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대통령의 방미 성과가 가려질 것을 우려해서인지 대통령 출국 직후 벌어진 조국 법무부장관 자택 압수수색에 대해선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한미 정상, ‘방위비’ ‘호르무즈해협 파병’ 논의할 듯

    문 대통령은 뉴욕에 도착하자마자 23일 3박5일간의 유엔총회 일정을 시작했다. 오는 24일 오전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미북 간 '비핵화 계산법' 조율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 정상은 또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과 호르무즈해협 파병 문제도 의제로 다룰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월 '하노이 결렬' 이후 비핵화에 진전이 없자 올해 유엔총회는 당초 이낙연 국무총리의 참석이 유력했지만, 문 대통령은 이번에 전격 방미를 결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볼턴을 경질하고 전향적 태도로 전환하면서 미북 대화의 여지가 생겼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일단 최근 북한이 비핵화 상응조치로 기존 대북제재 완화에서 체제보장과 안전보장을 요구하는 쪽으로 선회하면서 이와 관련한 합의 접점을 찾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22일 미국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지금 북한이 하노이 이후에 (체제) 안전보장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하고 있다"며 "그래서 안전보장에 대한 북한의 구상이 무엇인지에 대한 예측을 하고, 북한 발언이 어떤 함의가 있는지 (한미) 공조를 통해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경화 "비핵화 목표 같다… 로드맵이 과제"

    강 장관은 "비핵화의 정의에 대해서는 유엔안보리 결의상의 정의가 있고, 미국이 말하는 FFVD(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가 있고, 우리의 완전한 비핵화가 있다"며 "그리고 그 목표에 대한 정의는 같다고 생각하지만 결국은 거기까지 어떻게 갈 것이냐, 그 로드맵을 어떻게 그릴 것이냐에 대한 이견이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북) 실무협상에서 로드맵을 만들어내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고 부연했다.

    文, 유엔총회 때 아베와 회동 일정 없어

    문 대통령은 24일 한미 정상회담 이후 '빈곤퇴치, 양질의 교육, 기후행동, 포용성을 위한 다자주의 노력'을 주제로 한 유엔총회의 일반토의에 참석해 12번째로 기조연설을 한다. 연설에서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 성과를 설명하고, 우리의 노력을 재차 밝힘으로써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지지를 확보할 계획이다. 아울러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한반도 평화를 위한 지속적인 지지도 당부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이 유엔총회 참석 때마다 있었던 일본 아베 총리와 만남은 예정돼 있지 않다. 문 대통령은 25일 미국을 출발해 26일 서울로 돌아올 예정이다.

  • ▲ ⓒ리얼미터
    ▲ ⓒ리얼미터

    조국 자택 압수수색, 지지율 하락... 文 '속앓이'

    문 대통령의 방미 기간 중 국내사정은 밝지 않다. 조 장관의 주거지 압수수색까지 나선 검찰의 수사 상황은 미국에 있는 문 대통령에게 큰 부담이다. 검찰이 조 장관 내외를 직접 겨냥하기 시작하면서 순방에서의 외교적 성과가 정쟁에 묻힐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조 장관 자택 압수수색과 관련해 "입장이 없다"며 구체적 언급을 삼갔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누가 뭐래도 지금의 시간은 한반도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가는 데 진력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국내 현안이 복잡한 상황에서 문 대통령의 외교적 성과를 부각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계속되는 조 장관 의혹 여파 속에서 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은 계속됐다. 리얼미터는 이날 YTN 의뢰 조사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9월 2주차 주간집계 대비 2%p 내린 45.2%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2%p 오른 52%를 기록했다.

    리얼미터는 "조 장관 가족 관련 구체적 검찰 수사 내용이 지속적으로 확산하며 주중집계에서 40%대 초·중반의 취임 후 최저치로 하락했다"며 "주 후반 지지층이 재결집하면서 주간집계 기준 최저치 경신은 면했다"고 분석했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