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졸업 2년, 취업 안돼" "추석에도 취업 준비"…7월 실업률 3.9% 2000년 이후 최고
  • ▲ 추석을 맞아 고향으로 내려가기 위해 고속버스를 기다리는 중인 귀성객들.ⓒ뉴시스
    ▲ 추석을 맞아 고향으로 내려가기 위해 고속버스를 기다리는 중인 귀성객들.ⓒ뉴시스
    민족 대명절 추석에도 가족들과 어울려 마음껏 웃지 못하고 마음 한 편이 불편한 사람들이 있다. 취업을 하지 못해 부모님과 친척들을 볼 낯이 없는 일명 '취준생'들이다. 

    A(28·경북 영덕)씨는 지난 12일 추석을 맞아 오랜만에 고향집에 내려왔지만 마음이 불편하다. 대학을 졸업한지 2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직장을 갖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대구에서 지방대를 졸업하고 수도권의 한 제약회사에 인턴으로 합격했었다. 하지만 정규직 전환이 이뤄지지 않아 다시 취준생으로 돌아왔다. 

    A씨는 "정규직 전환이 안돼서 부모님을 뵐 낯도 없을뿐더러 친척들의 잔소리는 어떻게 감당해야할지 모르겠다"며 "얼마 전 좋은 직장에 들어간 사촌이 있는데 비교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갑갑하다"고 밝혔다.

    A씨는 "다시 서울로 올라가 자기소개서를 쓰고 싶은 게 지금 심정"이라며 "부모님께 정규직 전환이 안됐다는 소식을 전하고 다시 손 벌리기에도 민망하다. 부모님께 용돈을 받을 바에는 차라리 허리띠 졸라 메고 고시원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취준생 B(28·경북 포항)씨는 "지방대 출신으로써 블라인드 채용의 도입이후 희망을 가졌으나 취업문은 여전히 멀기만 하다"며 "취업 스트레스도 심한데 친척들이 '취직은 언제하냐' 등 캐물을 걸 생각하니 벌써부터 스트레스다"고 밝혔다.

    취업포탈 잡코리아는 11일 '추석에도 취업준비를 하겠는가'에 대한 설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에 응한 841명의 취준생들 중 67.9%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이들은 명절 연휴에도 구직활동을 하려는 가장 큰 이유로 취업 압박감을 꼽았다.

    추석에도 취업준비를 하겠다는 이유로는 '그만큼 취업이 급하고 중요해서(63.9%)'는 응답이 가장 높았다. 그 뒤는 '어차피 쉬어도 쉬는 게 아니어서(46.4%)'가 차지했다. 3위는 '쉬는 것이 눈치 보여서(32.9%)'였다.

    한편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올해 7월 실업률은 3.9%로 이는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15세에서 29세 사이 청년층 실업률이 9.8%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다만, 8월 고용동향에서 실업률은 3.0%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