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우리와 쓰는 언어 달라… 단어-어감 일일이 대응하는 게 맞나" 자의적 해석
  • ▲ 청와대 본관. ⓒ뉴시스
    ▲ 청와대 본관. ⓒ뉴시스

    청와대는 12일 북한이 우리를 향해 '막말'을 쏟아낸 외무성 담화문에 대해 "결국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끝나면 (북미 간) 실무협상을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청와대 관계자가 북한 외무성의 담화문에 대해서 입장을 내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평가 상대의 '격'이 다르다는 의미다.

    "쫄딱 나서서 새벽잠까지 설쳐대며 허우적거리는 꼴이 참으로 가관"

    그러나 실제로 북한 외무성의 담화문을 보면 실무협상 의지가 담긴 부분은 찾아볼 수 없다.

    북한은 전날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국장 명의의 담화를 내고 "우리 군대의 위력시위 사격을 놓고 사거리 하나 제대로 판정 못해 쩔쩔매며 만 사람의 웃음거리가 된 데서 교훈을 찾는 대신 쫄딱 나서서 새벽잠까지 설쳐대며 허우적거리는 꼴이 참으로 가관"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청와대의 이러한 작태가 우리 눈에는 겁먹은 개가 더 요란스럽게 짖어대는 것 이상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조롱했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통미봉남'(미국과 실리적 통상외교를 지향하면서 남한 정부의 참여를 봉쇄하는 북한의 외교전략)이 노골화됐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북쪽에서 내고 있는 담화문들이 통상 우리 정부가 내고 있는 담화문과는 결이 다르고, 쓰는 언어가 다름은 대부분의 사람이 다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라며 "과연 그 담화문의 진의가 무엇인지 보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그 외에 단어 하나하나, 혹은 어감 등 일일이 거론하면서 대응하는 것이 과연 지금 시점에 맞는 것인지에 대한 정무적 판단이 조금 필요했었기에 거기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말씀을 드리지 않았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같은 청와대의 '무관심·무반응' 기류는 최근 북한의 미사일 연쇄도발에도 일절 언급하지 않는 문재인 대통령의 의중과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 방어·요격능력 없다? 사실 아냐"

    이 관계자는 '북한의 잇따른 단거리탄도미사일로 안보상 우려가 높다'는 언론보도와 관련해 "현재 북한에서 실험하는 정도의 무기는 우리도 다 갖추고 있으며 오히려 그보다 몇 단계 더 나아가고 있다"며 "구체적인 전력을 다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아무런 방어나 요격 능력이 없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러니 '북한 대변인' 소리가 나오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북미 간 실무협상은 한미 연합군사훈련 본훈련이 끝나는 오는 20일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북한의 4차 미사일 발사 이후인 지난 7일 "장거리미사일도 발사되지 않고 있다"며 "2~3주 안에 협상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