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혁·정세현, '출생지'는 호남… 기준 바꾸면 비율 18% → 36%로 증가
  • ▲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조국(54)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법무부 장관에 내정하는 등 10곳의 장관급 인사를 교체하는 개각을 단행했다. ⓒ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조국(54)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법무부 장관에 내정하는 등 10곳의 장관급 인사를 교체하는 개각을 단행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단행한 이번 8·9 개각 인사의 출신지는 청와대의 발표를 보면 호남이 2명이지만, 출생 지역을 놓고 정확히 따지면 4명으로 늘어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3월 개각 때 '출신고 표기 꼼수'라는 지적을 받았던 일이 되풀이된 셈이다.

    청와대는 9일 장·차관급 11명의 개각 명단을 발표하면서 출생지를 제외한 ▲출생연도 ▲고등학교 이상 학력 ▲경력만 표기했다. 이 중 서울고를 나왔다고 알려진 장관급인 이수혁 주미대사 내정자의 출생지는 전라북도 정읍시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내정자도 서울 경기고를 졸업했지만, 실질적인 출생지는 전라북도 전주시다. 1945년 6월 16일생인 정 내정자는 만주국에서 태어났으나 8·15 광복 후 곧바로 귀국해 전주시에서 유년기를 보냈다.

    청와대는 차관급 인사인 김준형 국립외교원 원장 내정자도 대구 달성고를 나온 것을 표기해 TK(대구·경북) 지역 안배를 고려한 것처럼 알렸다. 하지만 김 내정자 출생지는 강원도 홍천군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 밖의 내정자 8명은 출생지와 출신 고교의 지역이 일치했다.

    변함없는 文정부 '호남 편중' 인사 기조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오늘 개각으로 문재인 정부 2기 내각이 사실상 완성됐다고 할 수 있다"며 "여성과 지역 등 균형성도 빠트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출생지 기준으로 따지면 이번 내정자들의 지역 비율은 호남 4명, 부산 2명, 충청 2명, 서울 1명, 강원 1명, 대구 1명 순이다. 출신고 기준 대비 호남 비율이 18.18%에서 36.36%로 늘어난다. 문재인 정부 인사의 '호남 편중' 경향성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지난 3·8 개각 때 교체된 장관 7명을 출신고 기준으로 지역을 나누면 서울 4명, 인천 1명, 경북 1명, 강원 1명이었다. 이를 출신지 기준으로 바꾸면 서울 1명, 호남 3명, 경남 2명, 강원 1명이다. 그러자 인위적으로 가려진 호남 출신 인사가 드러났다는 논란이 일었다.

    당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출신 지역이라고 하는 것이 객관적이지도 않다"며 "그곳에서 태어나 오랫동안 성장해온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야말로 출생만 하고 성장은 다른 곳에서 해온 분들도 많다. 더 이상 불필요한 논란을 끌지 않기 위해 고등학교 중심으로 발표를 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야권에서는 지역 편중을 가리기 위한 꼼수라는 비난이 나왔다.

    이에 대해 TK 출신으로서 지역주의 타파를 외쳐온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국회 행안위 질의에서 "늘 하던 방식이 아닌 출신고별로 발표하는 발상은 누가 했는지 모르지만, 상당히 치졸하다고 생각한다"며 청와대를 정면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