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에서 박병대·고영한과 '웃음' 인사… 전보다 편안한 표정으로 재판 출석
  • ▲ 양승태(70·사법연수원 2기) 전 대법원장이 법원의 직권보석(職權保釋) 결정 이후 23일 오전 첫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뉴시스
    ▲ 양승태(70·사법연수원 2기) 전 대법원장이 법원의 직권보석(職權保釋) 결정 이후 23일 오전 첫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뉴시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기소된 양승태(70·사법연수원 2기) 전 대법원장이 법원의 직권보석(職權保釋) 결정 이후 첫 재판에 출석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시종일관 여유 있는 표정으로 재판에 임했다.

    서울중앙지법 제35형사부(박남천 부장판사)는 23일 오전 10시 417호 법정에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61·12기)·고영한(64·11기) 전 대법관의 17차 공판을 진행했다. 재판부가 22일 오전 양 전 대법원장의 보석을 결정한 지 하루 만에 열린 재판이었다.

    '여유 찾은' 양승태… 박병대·고영한과 웃으며 인사

    양 전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 9시40분쯤 법원에 도착했다. 석방 이전에는 오전 10시쯤 교도관의 인도에 따라 구치감을 통해 법정에 들어왔다. 하지만 이날은 변호인과 함께 법원 청사 입구로 직접 걸어 들어왔다. 양 전 대법원장은 보석 후 첫 재판에 임하는 소감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곧바로 법정으로 향했다. 법정에서는 이전처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 등과 웃는 표정으로 악수하고 인사했다.

    검찰이 김민수(43·32기) 창원지법 마산지원 부장판사(전 법원행정처 기획심의관)의 피의자신문조서 증거 채택 취소 여부를 두고 변호인과 공방을 벌일 때도 양 전 대법원장은 여유 있는 표정이었다.

    재판부는 앞선 기일에서 검찰이 작성한 김 판사의 피의자신문조서를 증거로 채택했다. 이 증거에 대한 조사를 이날 재판에서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양 전 대법원장 측은 ‘조사를 증인신문 이후 해달라’고 요청했다. 김 판사가 8월5일 예정된 변호인들의 반대신문 때, 검찰 측 주신문에서 했던 진술과 다른 증언을 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 판사에 대한 검찰 주신문은 19일 재판에서 이뤄졌다.

    검찰은 “형사소송법상 증인신문을 할 수 있는 기일이 보장됐느냐가 (해당 문건 등을) 증거로 채택할 수 있는지 요건으로 본다”며 “쟁점은 (증인신문할 수 있는) 그 기회를 받았는지 여부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어 “양 전 대법원장 측은 지난 19일 기일에서 증인 김민수 판사에 대한 반대신문을 할 기회가 있었으나, 양 전 대법원장이 그날 (갑자기) 일어나서 나중에 다시 받겠다고 했다”며 “이런 상황을 감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민수 판사 '피신조서' 증거 채택 취소 여부 공방… 재판부 '취소' 판단

    재판부는 10여 분간 이어진 공방, 5분간 휴정 끝에 양 전 대법원장 측 이의제기를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증인이 출석했다면 (변호인들이) 신문할 기회가 부여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실제 재판을 진행함에 있어 양 전 대법원장 측이 제기한 (증인이 진술을 번복할 가능성 등) 부분이 문제될 수 있어 이의신청을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김 판사의 피의자신문조서 증거 채택을 취소하겠다는 의미다.

    이 결정에 따라 피의자신문조서 등에 대한 서증 조사를 할 수 없게 되면서 오전 10시46분 재판이 마무리됐다. 김 판사에 대한 증인신문 기일 8월5일에 피의자신문조서 등에 대한 조사도 함께 진행하기로 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11시쯤 법정을 나와 청사를 빠져나갔다.

    한편 박상언(42·32기) 창원지법 부장판사는 6월28일에 이어 이날도 증인출석에 응하지 않았다. 검찰 측은 “증인신문 소환장을 발송할 때 증인한테 따로 연락을 취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양 전 대법원장의 다음 공판은 24일 오전 10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