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뢰 의혹 윤우진에 윤석열이 변호사 소개" 녹취록 파문… 윤대진 "내가 했다" 주장
  • ▲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박성원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박성원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의 뇌물수수 의혹사건과 관련 위증 논란에 휩싸였다. 자유한국당 등 야권은 윤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강력 촉구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9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윤석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국민이 우롱당한 거짓말 잔치였다”며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은커녕 거짓말로 국민을 속인 것에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후보직에서 즉각 사퇴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한국당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한국당 의원들이 집요하게 거짓이라고 주장했음에도 아니라고 버티다가 뉴스타파 영상이 나옴으로써 윤 후보자의 도덕성에 치명적 하자가 발생한 것”이라며 “이건 거짓말의 문제가 아니라 직권남용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법사위 소속 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별도의 기자회견을 갖고 윤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요구했다. 

    바른미래당 역시 위증 논란을 일으킨 윤 후보자에게 자진사퇴하라고 압박했다. 또 인사청문보고서 채택도 보류하기로 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인사청문회장에서 하루종일 거짓말한 사실은 도덕성 차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며 “윤 후보자가 버티면 버틸수록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청문회 자리에서 위증한 검찰총장은 존재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윤우진에 변호사 소개한 정황 담긴 녹취록 공개

    앞서 윤 후보자는 전날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윤 전 서장의 뇌물수수 의혹사건과 관련해 개입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윤 후보자가 윤 전 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위증 논란이 시작됐다. 

    윤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윤 전 서장 사건 당시 그에게 변호사를 소개하지 않았느냐는 야당 추궁에 "소개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뉴스타파가 청문회 당일 늦은 밤 공개한 한 녹음파일에는 윤 후보자가 2012년 12월 초 한 기자에게 대검 연구관 출신 이남석 변호사를 윤 전 서장에게 소개해줬다고 시인하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윤 전 서장은 2010~2011년 육류 수입업자로부터 세무조사 무마 청탁을 받고 금품과 향응을 수수한 혐의로 2012년 경찰 수사를 받았다.윤 전 서장은 한 차례 경찰 조사를 받고 해외로 도피했다 체포돼 강제송환됐다. 그러나 2015년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야당은 이와 관련 윤 전 서장이 윤 후보자와 막역한 사이인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의 친형인 점을 들어 윤 후보자의 수사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야당은 당시 검찰 출신 이남석 변호사가 윤 전 서장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 ‘윤석열 후보자 소개로 인사드린다’는 내용과 이를 인정하는 윤 후보자의 발언이 들어간 2012년 <주간동아> 기사를 근거로 들었다. 

    윤 후보자는 "기자가 문자메시지가 있다면서 물었는데 나는 (윤 전 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며 “기사가 정확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윤석열 후보자는 자신이 소개했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도록 했느냐는 질문에 "그런 사실이 없다"고 답했다. 그는 "이남석 변호사는 윤대진 검사와 더 가까운데 내가 소개해줬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윤 후보자의 이 같은 말은 김진태 의원이 청문회에서 공개한 '뉴스타파'의 녹음파일을 통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뉴스타파 녹음파일에는 윤 후보자가 변호사를 소개하는 정황히 고스란히 담겼다. 

    “‘윤석열이 보냈다’ 문자 넣고 윤우진 만나라” 

    윤 후보자는 녹음파일에서 '윤 전 서장을 아느냐'는 질문에 "대진이하고 나하고 친형제나 다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윤 전 서장이 '조만간 경찰에 한번 가야 할 것 같다'고 얘기해 내가 '그럼 진작에 얘기를 하지, 그리고 변호사가 일단 필요할 테니까...'라고 했고, 일단 이 사람한테 변호사가 필요하겠다 싶어가지고 형 문제 가지고 괜히 머리 쓰면 안 되니까 중수부 연구관 하다가 막 나간 이남석 보고 윤 서장을 한번 만나보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또 "이남석이 그냥 전화하면 다른 데서 걸려온 전화는 안 받을 수 있다"며 "내가 이남석한테 '윤석열 부장이 보낸 이남석입니다라는 문자를 (윤 전 서장에게) 넣으면 전화가 올 것이다 그러면 만나서 얘기를 들어봐라'..."라고 말했다.

    이에 윤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이남석) 변호사는 선임되지 않았다"며 "변호사 소개라는 게 제가 변호사를 선임시켜주는 걸 말하지, 누구를 한번 만나보라는 것을 변호사 소개라고 하지 않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야당은 '재판이나 수사업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은 직무상 관련이 있는 법률사건을 특정한 변호사에게 소개, 알선해선 안 된다'고 규정한 변호사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윤대진 "소개는 내가… 윤석열은 관여 안 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이 나섰다. 

    윤 국장은 9일 오전 공식 입장을 통해 "소개는 내가 한 것이고, 윤석열 후보자는 관여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윤 국장은 "이남석 변호사는 내가 중수부 과장 할 때 수사팀 직속 부하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윤석열 후보자가 과거 언론 인터뷰 때와 말을 바꿨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윤 후보자가 주간동아에 그렇게 인터뷰했다면 나를 드러내지 않고 보호하기 위해 그런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자유연대 등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로 윤석열 고발

    이날 ‘청문회 위증’과 관련, 시민단체들의 고발도 있었다. 자유연대(공익지킴이센터)·자유대한호국단·턴라이트 등 3개 시민단체는 검찰총장후보자 인사청문회와 관련, 윤석열 후보자를 허위공문서작성  등의 혐의로 경찰청에 형사고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