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원치 않아”… WP “트럼프, 이란 공격 몇 시간 전 작전 취소”
  • ▲ 20일(현지시간) 저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뒤 기자회견을 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그는 이란의 무인정찰기 격추를 어떤 개인의 실수라고 표현했다. ⓒ영국 BBC 관련보도 화면캡쳐.
    ▲ 20일(현지시간) 저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뒤 기자회견을 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그는 이란의 무인정찰기 격추를 어떤 개인의 실수라고 표현했다. ⓒ영국 BBC 관련보도 화면캡쳐.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가 지난 20일(이하 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미군 무인정찰기를 격추한 사건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은 매우 큰 실수를 했다”는 트윗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이후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이란의 소행을 “장군이나 어떤 개인이 저지른 실수일 것”이라고 한 발 물어서는 태도를 보였다. 같은 날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보복을 명령했으나 작전 몇 시간 전에 취소됐다"고 보도했다.

    영국 BBC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저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회담 이후 기자회견에서 그는 “(무인정찰기가 격추된 이 지역에서의) 새로운 비행은 일단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미군 무인정찰기를 격추한 것이 의도적이라고는 믿기 어렵다”면서 “어떤 사람의 실수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격추된) 무인정찰기가 이란 영공이 아니라 국제공역을 비행 중이었다는 사실은 문서기록으로도 남아 있다”며 “저는 이번 일이 이란의 어떤 장군이나 다른 사람, 아마 게으르고 어리석은 사람이 실수로 무인정찰기를 격추시켰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이란과의 전쟁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알게 될 것”이라고만 답했다. 언론들은 그의 설명과 답변을 근거로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을 자제하는 것”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BBC에 따르면, 특히 미국 민주당은 이번 무인정찰기 격추가 전쟁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미국은 이란과 전쟁할 뜻이 없다”고 밝혔고, 민주당 유력 대선후보로 꼽히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번 사건은 (트럼프의 대 이란 전략이) 자초한 재난”이라며, 무력 사용에 반대했다.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의원은 “대통령은 (이란과) 전쟁을 벌일 생각이 없다”며 “하지만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그와 정부 관계자가 실수로 전쟁을 벌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인 케빈 맥사키 의원은 “이번 사건에는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며 섣부른 전쟁 가능성 제기를 경계했다.

    이란은 이번 사건을 “영공 불법침범에 대한 자위적 대응”이라고 주장하면서도 “전쟁은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다.

    BBC에 따르면 자바드 바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미국이 우리 영공을 불법침범 했다”고 비판하면서 이번 사건을 유엔에 들고 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마지드 타캇 라반치 유엔주재 이란대사는 유엔 사무총장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보내는 서한에서 “미국 무인정찰기가 이란을 염탐하고 있었던 게 명백하며, 이는 노골적인 국제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라반치 이란대사는 그러나 서한에서 “이란은 전쟁을 원하는 게 아니라 우리 영토를 침범하는 적대행위를 막기 위해 정당한 조치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워싱턴포스트는 2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무인정찰기 격추를 보고받은 뒤 이란에 대한 보복공격을 명령했으나, 작전 실행 몇 시간 전에 취소명령을 내렸다”고 익명의 군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보복공격 명령을 내린 뒤 백악관에서는 격론이 벌어졌으며, 당시 함께 있던 상하원 의원들의 강력한 만류로 작전 개시 몇 시간 전에 취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