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中 국가발전개혁위, IT 기업 불러 위협"…로이터 "中, 윈윈하는 타협 원했을 뿐"
  • ▲ 중국 당국에 불려가
    ▲ 중국 당국에 불려가 "미국의 대중국 압박에 동참하지 말라"는 협박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중국 정부가 외국계 IT 대기업을 불러 모은 뒤 “미국의 대중 압박에 동참하지 말라”고 협박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중국정부가 IT 대기업들을 위협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영국 로이터통신은 ‘협박’이나 ‘최후통첩’ 같은 표현은 없었고, 중국기업들에 기술과 제품을 계속 공급해 달라는 요청만 있었다고 전했다.

    NYT “中 당국, 미국 등 외국계 기업들 협박”

    뉴욕타임스는 지난 8일(현지시간)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중국정부가 지난 4일과 5일 삼성전자·SK하이닉스·ARM·마이크로소프트·델 등 세계 유수의 IT 대기업을 불러 모았다”며 “중국은 트럼프 정부의 대중 압박에 협조하는 기업들은 ‘심각한 결과’에 직면하게 될 것이며, 중국 내 공장을 다른 나라로 이전하려는 움직임이 ‘표준’ 규모를 넘어서는 것으로 간주될 경우 처벌할 수 있다고 협박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IT기업들을 모은 자리에는 중국 경제개발계획을 관리하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와 상무부·산업정보기술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미국계 기업에는 “트럼프의 대중국 거래 중단 정책에 호응하면 ‘영구적인 결과’를 맞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고, 한국과 영국 등 제3국 기업들에는 “중국업체들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부품 공급을 정상적으로 해준다면 불리한 상황에 빠지지 않는 것은 물론 무역개방과 지적재산권 보호에 대한 약속도 지키겠다”고 설득했다고 한다. 

    로이터 “협박 없었다” 기업 관계자 인용해 보도 

    로이터통신은 9일(현지시간) 중국 NDRC가 소집한 회의에 참석했던 한 기업 관계자가 전한 이야기를 소개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당국이 소집한 회의에 참석했던 사람에게서 브리핑 받은 내용"이라며 “회의 당시 화웨이에 대한 언급도, 최후통첩도 없었다. 단지 외국계 기업들이 중국에 계속 머물며 윈-윈 하는 타협을 이루기를 원했다”면서 “중국의 목소리 톤은 예상보다 부드러웠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개인적인 생각임을 전제한 뒤 “그들(중국)에게는 아직 미국의 기술과 제품이 필요하다. 그들 스스로 충분한 기술을 갖추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고, 그 후에나 우리를 쫓아내려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통신은 “중국이 자국기업이나 외국기업의 현지법인 대표를 불러 회의를 여는 일은 특별한 일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통신은 또 중국 측이 미국과 다른 나라의 IT 기업들에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NDRC와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로소프트 등에 문의했지만 모두 답변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영국 ARM과는 주말 동안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외신들이 세계적 IT 기업을 불러 모아 ‘협박’을 하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지목한 NDRC는 중국당국이 미국에 대항해 준비 중인 ‘기술수출제한목록’ 작성을 담당하는 기관이기도 하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지난 8일 ‘기술수출제한목록’ 계획을 보도하면서, NDRC가 이를 감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