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문가들“北, 美 강경태도 바꾸려 향후 두어 달 동안 계속 도발"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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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당국이 최근 주민들을 상대로 “모든 인민이 전쟁 준비를 해야 한다”고 선전 중이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국의 강경한 태도를 바꾸기 위해 앞으로 두어 달 동안 저강도 도발을 계속할 것”이라며, 지난 4일과 같은 ‘미사일 발사’가 또 일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 ▲ 2017년 8월 미국과 한창 말싸움을 벌이던 때 평양에서 열린 한미 규탄집회.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자유아시아방송(RFA)'의 함경북도 소식통은 “지난 2월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된 뒤 노동당 중앙에서 주민들에게 조국수호 정신을 강조하며 전쟁 대비를 주문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당국은 지난 3월부터 조선노동당 출판사가 내놓은 16쪽짜리 학습제강을 바탕으로 노동당원과 근로자들에게 강연을 진행 중이다. 제목은 ‘공화국의 국민된 긍지와 자부심을 간직하고 국민의 본분을 다해나갈 데 대하여’다.
'전민항쟁' 주제로 인민에 강연
강연 내용은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된 뒤 적대세력에 맞서는 전민항쟁이 필요해졌다”는 것으로, 과거 ‘자력자강’이나 ‘강성국가 건설’ 같은 추상적 선전선동이 아니라 “불시에 전쟁이 터질 것”이라는 노골적인 경고라고 한다. 소식통은 또한 당국이 “계급투쟁이 장기화된다고 권태감에 빠져 있거나 경계심이 없어 군사훈련에 성실히 참가하지 않는다”며 주민들을 비판했다고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의 함경남도 소식통도 비슷한 이야기를 전했다. 이 소식통은 “요즘 진행되는 강연은 주로 ‘전민항전’을 주제로 한 것”이라며 “강연자들은 ‘전쟁은 언제 일어난다고 광고하지 않으며, 전쟁에서 승리는 우리가 싸움 준비를 얼마나 빈틈없이 하는가에 달려있다’고 선동 중”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당국은 주민들에게 ‘전쟁 준비’를 강조하는 강연을 지난 3월부터 매주 실시 중이다. 북한당국은 강연에서 “우리(북한)는 세계가 공인하는 전략적 지위에 당당히 올라 최전성기를 맞고 있다”며 “그러나 전후방이 따로 없는 현대 전쟁은 육상과 공중, 해상에서 동시에 전투가 벌어지는 입체전이기 때문에 준비에 만전을 다해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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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당국의 ‘전쟁 준비’ 선전에 주민들은 미북 정상회담을 통해 개방개혁이 이뤄지지 않을까 기대했다 오히려 전쟁 위기가 고조되는 것으로 보고 실망과 우려를 표하고 있다.
- ▲ 북한이 과거 여러 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을 당시 모습.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당국의 이런 ‘전쟁준비’ 선전은 새로운 도발의 전조일 수 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도 한미경제연구소(KEI)가 미 워싱턴 D.C.에서 개최한 토론회에서 “북한이 한동안 계속 도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北, 레드라인 넘지 않는 범위에서 도발 계속할 것”
켄 고스 해군분석센터(CNA) 국장은 토론에서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서 미국의 강경한 태도를 바꾸기 위해 지난 4일과 유사한 도발을 앞으로 계속 시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스 국장은 “북한은 적어도 앞으로 두어 달 동안 군사훈련과 무기 시험을 계속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핵실험 같이 ‘선’을 넘는 짓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정은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약속한 것이 바로 이 ‘선’이라는 설명이다.
고스 국장은 또 “북한이 지난 4일 발사한 300mm 방사포와 단거리 지대지탄도미사일은 ‘주한미군을 사거리 안에 두고 있다’는 대미 압박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며 “미국이 대북 강경태도를 완화할 것이라는 희망을 주지 않는다면 북한은 ICBM 발사나 핵실험에 근접하는 도발을 일으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한 미국대사관과 미 국무부 북한분석관을 역임한 패트릭 맥키천 전 외교협의회(CFR) 연구원도 “북한이 앞으로 한반도 긴장을 높이는 행보를 이어나갈 것”으로 내다봤다. 맥키천 전 연구원은 “북한은 이번 미사일 발사를 통해 미북 간 대화기조를 그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미국을 압박함으로써 자신들에게 더 유리한 조건의 협상으로 미국을 끌어들이려는 의도가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