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범 3명, 현지 향신료 재벌 ‘이샤나’ 창업주의 아들-며느리…회장도 공범 혐의
  • ▲ 지난 21일(현지시간) 콜롬보 테러 직후 현장 경계에 나서는 경찰.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21일(현지시간) 콜롬보 테러 직후 현장 경계에 나서는 경찰.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에서 지난 21일(이하 현지시간) 발생한 ‘부활절 폭탄테러’ 범인 가운데 재벌 2세가 포함된 사실이 드러났다고 <로이터 통신>이 24일 현지 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스리랑카 당국은 ‘부활절 폭탄테러’ 용의자 9명 가운데 8명의 신원을 밝혀냈다. 이들 중 ‘임사트 아메드 아브라힘’과 ‘일함 아메드 아브라힘’은 형제로, 스리랑카의 향신료 수출기업 ‘이샤나’의 창업주 ‘알하지 모하메드 아브라힘’의 아들이었다.

    아브라힘 회장은 후추 등 향신료 사업으로 성공한 사업가다. 콜롬보 무슬림 사회에서는 가장 부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브라힘 회장은 한때 좌익 민족주의 정당 ‘인민해방전선’ 소속으로 총선에도 출마했다고 한다. 이런 아브라힘 회장의 아들들이 자살테러범으로 밝혀지자 콜롬보 무슬림 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다고 통신은 전했다.

    아브라힘 회장의 두 아들뿐만 아니라 그의 며느리도 테러범이 됐다. 테러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이 들이닥치자 자녀 2명을 껴안고 폭탄을 터뜨려 자살했다.

    스리랑카 경찰은 테러 용의자의 부친인 ‘알하지 모하메드 아브라힘’과 그가 운영하는 공장 근로자 9명을 ‘테러 공범’으로 체포했다. 아브라힘 회장의 아들들에게 폭탄 재료를 공급했다는 것이다.

    현지 경찰은 “이번 테러범 가운데는 영국, 호주에서 공부한 유학파 출신도 있고, 상당수가 고등교육까지 받은 부유층”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이 테러조직 ISIS의 국제 네트워크를 통해 자살폭탄테러 훈련을 받았을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로이터 통신>을 비롯해 CNN 등 서방 언론들은 ‘부활절 테러’ 용의자들이 고등교육을 받은 부유층이라는 사실에 적잖이 놀랐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자살폭탄테러는 오갈 곳 없는 고아나 극빈층이 부유층 무슬림으로부터 돈을 받고 저지르는 것”이라는 선입견이 서방 사회에 널리 퍼져 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