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개국 8500여 지점… KB, 신한, 우리금융 합친 자산규모… 유럽 금융가 비상
  • ▲ 이탈리아 '유니크레디트' 은행 로고. 이탈리아 최대 은행이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탈리아 '유니크레디트' 은행 로고. 이탈리아 최대 은행이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탈리아 최대은행으로 알려진 ‘유니크레디트’가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포함해 여러 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13억 달러(약 1조4800억원)의 벌금을 물게 됐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은 15일(현지시간) 미 재무부가 홈페이지에 올린 공고를 인용해 유니크레디트가 거액의 벌금을 물게 됐다고 보도했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독일·오스트리아에 있는 계열 은행을 포함해 유니크레디트은행그룹이 2007년 1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이란제재를 반복적으로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이 은행은 제재 대상인 ‘이란해운(IRISL)’에 달러화 표시 계좌를 개설해주고, 이들이 다른 업체 또는 계열사와 2000여 차례, 5억 달러(약 5700억원)에 달하는 자금거래를 할 수 있게 도와줬다고 한다.

    OFAC는 “유니크레디트는 이밖에도 버마(미얀마)·쿠바·리비아·수단·시리아에 대한 미국의 제재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시걸 맨델커 미 재무부 테러·금융정보담당 차관보는 “유니크레디트가 거래를 금지하거나 지급거절되는 게 당연한 주체들이 달러로 불투명한 거래를 하도록 방치해 제재를 여러 번 위반했다”고 지적하며 “이번 조치는 관계당국 간 협력의 결과로, 앞으로도 이란 등에 대한 금융제재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맨델커 차관보는 “미 OFAC가 금융제재를 꾸준히 강화하는 이유는 이런 민간분야의 잘못된 관행으로부터 미국 금융질서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OFAC에 따르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뉴욕주 검찰이 유니크레디트의 제재 위반 조사를 함께 실시했다.

    영국 '로이터통신'은 “미국은 지난주 영국 SC은행에 11억 달러(약 1조2500억원)의 벌금을 매긴 데 이어 이번주 월요일에는 이탈리아 유니 크레디트에 벌금 13억 달러를 부과했다”면서 동맹국에 본사를 둔 은행들을 차례차례 제재하는 미국의 행보에 주목했다.

    유니크레디트는 이탈리아 밀라노에 본점을 두고, 세계 17개국 50개 시장에 8500여 지점을 갖고 있는 대형은행이다. 종업원 수는 2014년 말 기준 14만7000여 명이다.

    2018년 말 기준 총자산은 8111억 유로(약 1041조5170억원), 매출 197억8300만 유로(약 25조4000억원), 영업이익 74억9600만 유로(약 9조6200억원)이다. 영업이익은 낮은 편이지만, 자산규모로 보면 2017년 말 기준 KB금융·신한금융·우리금융을 모두 합친 것과 맞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