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이란 등 제재국과 불법 거래"… "美재무성, 日미쓰비시 UFJ은행도 조사 중"
  • ▲ 영국 런던에 있는 스탠더드 차터드 은행 본점. ⓒ연합 EPA.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영국 런던에 있는 스탠더드 차터드 은행 본점. ⓒ연합 EPA.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영국의 스탠다드차타드은행(SC은행)이 미국의 금융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11억 달러(약 1조2500억원)의 벌금을 물게 됐다고 BBC가 지난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은 5년 전부터 다양한 금융제재 위반사례를 조사했는데, SC은행이 이란을 포함해 미국의 금융제재를 받는 여러 나라와 불법적 거래를 한 사실을 적발해 벌금을 매겼다. 미국정부는 SC은행 두바이지점의 한 직원이 뉴욕에서 금융제재를 위반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SC은행은 이란·미얀마·쿠바·수단·시리아에 대한 미국의 금융제재를 위반했고, 이에 대한 벌금으로 6억3900만 달러(약 7280억원)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은행 측은 벌금을 납부하기 위해 지난 2월까지 9억 달러(약 1조260억원)를 준비해 놓고 있었다. 또한 준법거래 절차를 개선하기 위한 준비도 하던 중이었다. 하지만 벌금규모가 11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소식이 알려지자 SC은행 측은 충격을 받았다.

    빌 윈터스 SC은행장은 “이런 지경에 이르게 된 과정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런 행동(금융제재 위반)이 우리 은행의 모두를 대변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하소연했다. 윈터스 은행장은 “금융범죄와의 싸움은 우리가 누구인지, 무슨 일을 하는 사람들인지 보여주는 것”이라며 “우리는 160년 넘게 쌓아온 SC은행의 신뢰를 위협하는 그 어떤 문제도 참거나 그냥 넘기지 않을 것”이라며 향후 금융범죄에 대해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SC은행은 미국 외에 영국 금융감독청(FCA)에도 1억200만 파운드(약 1520억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FCA 측은 “SC은행의 돈세탁 방지 시스템에서 심각하고 지속적인 약점을 발견해 냈다”며 처벌할 계획임을 밝혔다.

    SC은행에 대한 미국의 벌금 추징 이야기는 지난해부터 나왔다. 지난해 10월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 등은 SC은행에 대한 벌금이 15억 달러(약 1조70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보도를 내놨다. 지난 2월에는 9억 달러(약 1조260억원) 선이 될 것이라는 보도가 영국과 홍콩 언론에서 나왔다. 그러나 최종적으로는 11억 달러 이상의 벌금이 매겨진 것이다.

    한편 미국의 금융제재를 위반한 것으로 알려진 일본 최대 은행 ‘미쓰비시 UFJ(MUFJ) 은행’에 대해서는 아직 처벌한다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미쓰비시 UFJ은행은 지난해 11월 미국의 대북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재무성의 조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