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훈 원장 "사진효과 아니면 활동 재개" 뜬소리… "우라늄 농축시설도 정상 가동"
  •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이종현 기자
    국가정보원은 29일 북한의 동창리 미사일 발사대 복구와 관련해 “북미 정상회담 전인 2월부터 외형 복구에 착수해 공사 대부분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서훈 국정원장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 업무보고에서 “현재는 보수공사가 진행 중”이라며 이같이 설명했다고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민기 의원이 전했다.

    김 의원은 "중요한 것은 '하노이 북미회담 이후에 복원이 시작됐느냐, 회담 이전에 복원이 시작됐느냐'였는데, 국정원장의 답변은 하노이 회담 이전부터 복원이 시작돼 있었다"고 밝혔다. 

    김 의원에 따르면, 서훈 국정원장은 이 의미를 묻는 여야 의원의 질의에 "확인해줄 수 없다"고 답변했다. 

    바른미래당 소속 이혜훈 정보위원장은 이와 관련 "지난 2월28일 미북 회담이 결렬되자마자 복구 움직임을 보였다고 하는 해석과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나중에 실질적으로 동창리 발사장을 폐기할 때 아무것도 없는 것을 폐기하는 것보다는 있는 것을 폐기하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사진효과가 첫 번째 가능성이고, 회담 결렬 후 핵활동 재개를 위한 복구가 두 번째 가능성"이라며 "어느 것인지는 오늘도 판단을 안 해줬다"고 지적했다. 

    "북핵 40곳 리스트 보도, 정부 파악과 달라"

    이날 업무보고에서는 전날 'KBS'가 보도한 '북핵 리스트'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정부가 핵심 시설 40곳을 특정한 북핵 리스트를 파악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도다. 김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어디서 나온 것인지 알지 못한다. 정부가 파악하고 있는 것과 차이가 있다”고 보고했다. 이 위원장도 “국방부가 파악하고 있는 것과도 다르다”며 “국방부에도 확인을 했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 피습에 대해선 “스페인 당국이 수사를 진행 중”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우리 국민이 일부 포함된 문제에 대해선 스페인 당국과 협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2017년 암살된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을 보호하는 것으로 알려진 '자유조선(옛 천리마 민방위)'은 자신들이 이 사건의 배후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스페인 고등법원은 북한 대사관 습격에 가담한 사람은 총 10명이며, 이중 한국 국적자인 ‘이우람(Woo Ram Lee)’ 등이 포함됐다고 외신은 전했다.

    국정원은 또 “영변 5MW 원자로는 지난해 말부터 가동이 중단됐고, 우라늄 농축시설은 정상 가동 중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영선 사찰자료·담당자 없어… 파악 안 돼"

    한편 이날 회의에선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사찰 의혹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졌다. 이 위원장은 "오늘 4시간가량 회의에서 한국당은 지속적으로 박영선 후보자에 대해 사찰했는지, 사찰했다면 어떻게 했는지에 대한 구체적 자료를 제출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 위원장은 "이에 국정원은 지금 오래된 시점이고, 자료가 있지 않고, 담당했던 사람도 없고, 파악도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그 부분에 대해 양측이 쳇바퀴 돌 듯 공방을 벌였다"고 덧붙였다.

    앞서 박 후보자는 자신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부부 동반 해외 골프' 여부를 묻는 야당의 질의에 "국정원 직원이 미행해서 사찰한 케이스"라고 언급해 논란이 확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