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오리라멘 대표 "승리·유리홀딩스 지분 전량 매각, 가맹점주 보상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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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썬 사태'가 최초 보도된 이후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가 대표로 있던 '아오리라멘(아오리의 행방불명)'의 하루 카드 결제금액이 이전보다 최대 73% 하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 ▲ 성접대 의혹 등을 받고 있는 가수 승리가 지난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영등포갑,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 4개 카드사(신한·KB국민·현대·삼성)로부터 제출받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버닝썬 사태'가 최초 보도된 1월28일 직후 '아오리라멘' 가맹점의 2월 하루 평균 카드 결제액은 1월과 비교해 22.9%p 감소했으며, 3월에 이르러서는 1월 대비 46.7%p까지 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보도 이전 평탄한 흐름을 보이던 결제금액이 보도 이후 급감해 '반토막'이 나기에 이른 것이다. 2월 설 연휴와 3월1일 이후 이어진 휴일에도 매출은 계속 감소했다.
보도 이후 가장 낮은 카드 결제액을 기록한 날은 3월13일(1억5526만원, 카드 4사 결제금액 총합)인데, 보도 이전 가장 높은 카드 결제액을 기록한 1월13일(5억9124만원)과 비교하면 매출액이 무려 73.7%p 감소했다. 1월13일이 일요일이고 3월13일은 수요일로, 아오리라멘의 평일과 주말 매출액 차이가 25~30%p 수준임을 감안하더라도 가맹점 카드 결제금액이 보도 이전에 비해 최대 절반 이하로 떨어진 셈이다.
연예인 앞세운 가맹사업, 오너리스크 조심해야
김영주 의원실 측은 "금융감독원을 통해 4개 카드사로부터 최근 3개월(1월1일부터 3월18일까지)간 '아오리의 행방불명' 점포에서 결제된 일별 카드 결제액 자료를 받아 매출액 추이를 분석한 결과 이처럼 가맹점 매출이 급감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연예인을 앞세운 가맹사업의 경우, 일반 가맹사업에 비해 '오너리스크'로 인한 가맹점주의 피해가 더욱 커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최호식 회장의 여직원 성추행 사실이 알려지면서 '호식이 두 마리 치킨' 가맹점들이 큰 피해를 본 사건 이후 국회는 지난해 10월 오너리스크로 인한 가맹점주의 손해를 보상하기 위해 가맹계약서에 '손해에 대한 배상의무에 관한 사항'을 기재하도록 했다. 그러나 아오리라멘 가맹점주들의 경우 법 개정 이전에 가맹계약해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 한 본사로부터 손해배상을 받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김영주 의원은 "연예인 명성에 의존하는 가맹사업의 '오너리스크'가 매우 높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면서 "문화체육관광부가 공정위와 함께 등록된 연예기획사 등을 상대로 소속 연예인들이 관여한 가맹사업의 현황을 파악해 법 개정 취지에 맞게 가맹계약을 갱신하도록 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현행 법에는 미등기 임원에 대한 손해배상 규정이 없고, 가맹점주가 매출 감소를 스스로 증명해야 하는 한계가 있어 보완입법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승리 & 유리홀딩스 보유지분 매각 추진
한편 아오리라멘을 운영하는 주식회사 아오리에프앤비(AORI F&B) 측은 26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승리 & 유리홀딩스 보유지분(43%) ▲일본인 사업가 K씨 등 외국인 주주·임직원의 보유지분을 전량 매각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며, 현재 국내외 3~4개 사모펀드 등과 협의 중이라는 언론 보도가 사실임을 밝혔다.
<머니투데이>(25일자) 보도에 따르면 아오리에프앤비는 승리를 포함한 국내외 주주·임직원의 지분 100%를 매각하고, '오너리스크'로 피해를 본 가맹점주 보상을 위해 가맹점당 평균 3000만원의 가맹비(프랜차이즈 본사가 받는 보증금·교육비·로열티 등)를 돌려주는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승리가 대표 직에서 물러난 이후 지난달 15일부터 아오리라멘 대표를 맡은 류재욱 대표는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최우선 목표는 승리 및 유리홀딩스의 지분을 매각하는 것인데, 저희가 원하는 방향은 100%를 다 매각한 뒤 지분 보유를 원하는 사람은 신규 법인의 주주로 들어올 수 있는 옵션도 고민 중"이라며 "현재 논의 중인 업체들과 이 위기가 일시적인 것인지, 영원히 퇴출될 것인지, 얼마나 회복될 수 있을지 등을 논의하고 있는데, 매각 논의가 오간 곳 중에서 프랜차이즈를 100개까지 확장할 수 있다는 얘기도 있었다"고 말했다.
승리와 승리 가족, 여전히 매장 운영
2017년 6월12일 '아오리의 행방불명' 청담점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일본식 라멘 가맹사업을 시작한 아오리에프앤비는 국내 43개, 해외 7개 등 모두 50개 지점을 거느린 대형 프랜차이즈기업으로 성장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아오리에프앤비의 2017년 매출은 39억7975만원으로 집계됐으나, 승리는 지난해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연매출 예상액이 250억원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아오리에프앤비는 지난 14일 공식 SNS 계정을 통해 "아오리라멘 국내 43개 매장 가맹점주가 모두 승리 지인 및 가족의 가게가 아니고 극히 일부일 뿐"이라며 "관련이 있는 일부 가맹점에서 이번 사태를 통한 피해가 다른 가맹점으로 커지지 않게 하기 위해 폐업 결정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실제로 경찰과 유착 혐의가 불거진 그룹 'FT아일랜드' 전 멤버 최종훈은 운영하던 잠실새내점을 폐업했지만, 승리와 승리 가족은 여전히 청담본점·홍대점·명동점 등 주요 상권에서 매장을 운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류 대표는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이미 한 곳은 폐업했지만, 법적으로 가맹점 폐업을 강제할 수 있는 부분이 없기 때문에 폐업 또는 양도를 권장·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