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개인에 가해지는 인신공격적 비판에 명백히 유감… 언론자유 침해돼선 안돼"
  • ▲ 아시아 아메리칸 기자협회 아시아지부 로고.
    ▲ 아시아 아메리칸 기자협회 아시아지부 로고.
    더불어민주당이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의 수석 대변인”이라는 기사를 보도한 미국 '블룸버그통신' 기자의 실명까지 거론하며 저격한 것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이 “해당 기사와 기자를 지지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18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블룸버그통신 대변인이 이 같은 내용의 한글과 영문 발표문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지난해 9월26일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에서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 됐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이 기사를 지난 12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국회 교섭단체대표연설에서 “더 이상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라는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 달라”며 인용해 화제가 됐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다음날 해당 기자의 실명을 공개하며 “이 기자는 국내 언론사에 근무하다 블룸버그통신 리포터로 채용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 문제의 기사를 게재했는데, 미국 국적 통신사의 외피를 쓰고 국가원수를 모욕한 매국에 가까운 내용이라 당시에도 적잖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고 비난했다.

    "기자 개인에 대한 인신공격" AAJA도 유감

    기자 개인에 대한 민주당의 노골적인 공세에 아시아 출신 미국 언론인 모임인 아시아아메리칸기자협회(AAJA)도 불쾌함을 드러냈다. AAJA는 미국과 아시아 전역에 20여 지부를 두었으며, 1500여 명의 기자들이 회원으로 등록돼 있다. 'CNN' <워싱턴포스트> <LA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블룸버그' 등에서 근무하는 아시아 출신 미국기자들이 주축이다.

    AAJA 아시아지부 및 산하 서울지부는 19일 공동 명의의 성명에서 “협회 회원이자 블룸버그통신 소속인 기자를 둘러싼 논쟁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이런 위협은 한국에서 활동하는 모든 기자들에게 보장돼야 하는 언론의 자유를 해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 대변인은 (논란이 된) 기사를 작성한 블룸버그 기자의 이력과 외신으로서의 자격을 문제삼았다”며 “기자가 한국 국적의 서울 주재원이라는 사실은 보도의 신빙성을 깎아내리는 빌미가 됐다”고 강조했다.

    또 “이번 사건으로 인하여 기자 개인에게 가해지는 인신공격적 비판에 명백히 유감을 표한다”며 “해당 기자가 신변의 위협까지 받고 있는 상황에 우려를 금할 수가 없다. 이러한 위협들은 한국에서 활동하는 모든 기자에게 보장되어야 하는 언론의 자유를 해치는 행위이다.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가 어떤 경우에도 침해받아서는 안 된다”고 비난했다.

    AAJA는 특히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이 14일 논평에서 블룸버그통신 기자를 ‘검은머리 외신기자’라고 표현한 데 대해 “한국 기자가 외국 언론사 소속으로 취재활동을 하는 것이 비정상적이라는 함의가 담겨 있다”며 “기자의 국적을 빌미삼아 외신 보도를 깎아내리는 행태, 또한 외신은 외국인으로만 이뤄져야 한다는 편견에 다시 한번 유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