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 때 국립중앙박물관에 나전칠기 구입 압박...공직자 이해 충돌 금지에 어긋나
  • ▲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사진=연합뉴스]
    ▲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사진=연합뉴스]
    손혜원 의원이 국립중앙박물관에 적극 추천하며 구매를 압박했던 나전칠기 작품을 만든 나전칠기 장인이 손 의원 남편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크로스포인트문화재단’의 등기이사라고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해당 재단은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목포시에서 모두 14건의 부동산을 구입해 손 의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23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손 의원은 지난해 10월 국립중앙박물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오왕택이라는 작가가 무형문화재나 지방문화재와 같은 타이틀이 없음에도 빅토리아 앤드 앨버트 박물관이 그의 작품을 구입했다고 소개하며 국립중앙박물관도 이 작가의 작품을 구입할 필요가 있다는 식의 언급을 했다.

    그로부터 두 달이 지난 후 국립중앙박물관은 금속공예작품 4점을 구매했다. 그런데 박물관 측은 구매를 담당하는 실무자가 나전칠기 등을 포함한 작가 10여 명의 작품들을 놓고 가격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최종적으로 금속공예품 4점이 낙점됐다고 밝혔다. 비록 최종적으로 구매는 안 이뤄졌지만 손 의원의 지적이 있은 뒤 실제로 검토 대상에 올랐다는 것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손 의원이 언급한 오왕택 나전칠기 장인은 크로스포인트문화재단이 만들어질 때 손 의원 부부 등과 함께 설립발기인으로 재단 설립에 참여했다. 재단 출범 후에는 재단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손 의원과의 연결 고리는 또 있다. 그는 손 의원의 남편이 대표로 있는 ‘하이핸드코리아’라는 업체의 대표 작가이면서 손 의원의 권유로 공방을 목포로 이전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한 법조인은 국회의원이 피감기관에게 자신과 관계된 사람이나 회사의 작품을 구입하라고 압박한 것은 공직자의 이해 충돌을 금지하고 있는 원칙에 위배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또한 야당의 한 정치인도 국정감사 현장에서 손 의원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대놓고 피감기관을 압박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