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참모진, 출입기자 상견례서 '창구 일원화' 천명… 노영민 실장도 "말하기 조심스러워서"
  • 청와대의 새 참모진이 지난 13일 기자들과 만나 '언론과 자주소통하겠다'는 취지의 인사를 건넸다. 그러나 직후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소통창구를 대변인으로 일원화하겠다"고 했다. 노영민 비서실장은 "업무 인수인계 중이라, 어떤 것에 말씀드리기가 조심스럽다"고 했다.

    이날 상견례 후 언론과의 소통이 원활해질 거라 판단한 청와대 출입 기자들은 별로 없었다. 

    ◆ 언론과 상견례 나선 신임 참모진, 일제히 "자주 뵙겠다"

    지난 13일 오전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 강기정 정무수석,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이 춘추관을 방문, 기자들과 만났다. 언론과 상견례 성격이 짙었다.

    이 자리에서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은 "제가 옛날에 (민주당에서) 단일기간으로 역대 최장수 대변인을 했었다"며 "아무튼 자주 뵙겠다"고 말했다.

    강기정 정무수석은 "문재인 대통령이 성공하기 위해서 민주당 정부의 어떤 성공이 반드시 필요하다, 당과 의회주의가 살아야만 우리 대통령님도 정말 성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노영민 비서실장을 잘 모시고 민주당이 의회 협치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잘 소통하는 일만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윤도한 국민소통수석 또한 "동네 형처럼 생각해주시고 전화주시면 언제든 받겠다"고 했다.

    ◆ 정말 소통 늘어날까…靑 소통창구, 일원화 한다

    하지만 청와대는 같은 자리에서 소통창구를 일원화 할 계획임을 밝혔다. 윤도한 국민 소통수석은 "그런데 (소통을 위한)창구가 일원화돼야한다는 목소리도 많이 있어 대변인으로 창구를 단일화 하기로 했었다"며 "대변인이나 저나 공유를 하기 때문에 저한테 물어보셔도 (대답 할 말은)마찬가지로 같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방문한 자리에서 노영민 비서실장은 "제가 아직까지 업무 인수인계 중이다. 그렇다 보니 제가 여러분에게 어떤 것에 대해서 말씀드리기가 조심스럽다"고 했고, 이에 강기정 정무수석이 "비서실장님이 기사를 어떻게 쓰시게 만들려고 이렇게 말씀을 하냐"고 말하기도 했다.

    이같은 언급은 청와대가 불필요한 혼선이나 오해를 피하는 한편 더욱 조율하고 정제된 언어를 사용해 소통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4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설 전후 개각 관련 보도가 많은데, 그렇게 빠른 시일 내에 개각은 이뤄지지 않는다"며 "너무 이른 시점으로 기사가 나가 부처에서 혼란이 있는 것 같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나 청와대의 이같은 소통 방식에 대해 정치권에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예컨대 청와대는 최근 신재민 전 사무관 폭로 사건에 대해 기재부만 대응키로 했고, 특별감찰반 관련 김태우 전 수사관에 대해서도 대변인실 대신 해당 업무를 관장하는 반부패비서관실로 대응을 일원화 한 바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안에 따라선 대변인도 입장을 내놓지 않겠다는 것 아니냐"며 "비서실장은 말 조심하겠다 하고, 국민소통수석은 대변인에게 물어보라 하면 국민은 무슨 얘기를 들을 수 있느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