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방법원에 소송 제기… 싱가포르 1곳, 중국 2곳 등 총 300만 달러 상당
  • ▲ 매튜 휘터커 美 법무장관 직무대행ⓒ뉴시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매튜 휘터커 美 법무장관 직무대행ⓒ뉴시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국 법무부가 26일(현지 시간) 북한 금융기관의 돈세탁에 연루된 해외 기업 3곳을 대상으로 미국 내 자산 몰수 소송을 연방법원에 제기했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美법무부는 이름을 밝히지 않은 싱가포르 기업 한 곳과 ‘에이펙스 초이스’, ‘위안이 우드’라는 중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한다.

    美법무부에 따르면, 이 기업들은 북한 금융기관들과 달러 거래를 했고, 이 돈은 석유제품 등 북한이 필요로 하는 물품을 구입하는 데 사용됐다고 한다. 북한 금융기관들은 이들을 통해 세탁한 달러로 미국 금융시스템에도 접근했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美법무부가 몰수를 요청한 자산 규모는 싱가포르 기업 59만 9930달러(한화 약 6억 7500만 원), 중국 ‘에이펙스 초이스’ 84만 5130달러(한화 약 9억 5200만 원), ‘위안이 우드’ 172만 2723달러(한화 약 19억 4200만 원) 상당이라고 한다.

    조선무역은행이 만든 위장업체에 달러 송금
    美법무부가 연방법원에 제출한 소장 내용에 따르면, 싱가포르 기업은 2017년 북한 조선무역은행이 만든 위장업체에 달러를 송금했고, 이 위장업체는 ‘벨머 매니지먼트’라는 기업에 다시 여러 차례 돈을 송금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세탁했다고 한다. ‘벨머 매니지먼트’는 북한이 러시아 정유회사에서 석유제품을 구입할 수 있게 해준 혐의로 美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에 의해 제재 대상에 지정된 기업이다.

    중국 업체 ‘에이펙스 초이스’는 북한 금융기관들이 만든 여러 위장업체들에 달러를 송금, 다시 ‘벨머 매니지먼트’로 돈을 보내는데 도움을 줬다고 한다. ‘위안이 우드’는 북한과의 석탄 거래 혐의로 이미 美법무부에 소송을 당한 ‘단둥 즈청금속회사’, 북한에게 각종 물품을 조달해준 혐의로 美재무부에 의해 제재 대상에 오른 ‘위총 주식회사’와 여러 차례 거래를 했다고 한다. ‘위안이 우드’는 이밖에도 북한이 적도기니에서 운영 중인 임업회사 ‘칠보 우드’로부터 북한 근로자의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목재를 사들이는 한편 이 회사의 지시를 받아 6차례에 걸쳐 80만 달러(한화 약 9억 원)을 북한 위장업체들에게 송금했다고 한다.

    "美 통해 北비자금 이동... 미국 안보 훼손"
    제시 라우 워싱턴 D.C. 연방검사장은 “美법무부의 이번 소송은 중국과 싱가포르 기업들이 국제 돈세탁 네트워크의 일부라는 점을 보여준다”면서 “이들 기업들이 미국을 통해 북한 비자금을 옮겨 美독자제재를 위반한 것은 물론 미국의 국가안보를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라우 연방검사장은 “미국 정부는 미국의 안보를 훼손하는 기업은 어디서 사업을 하든 관계없이 중대한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이번 美법무부의 소송으로 해외기업에 대한 자산몰수 요청은 모두 4건이 됐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