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중립' 교육감의 친정부 발언에 '부적절 처신' 지적..."경제학자 아니지만 현실감 없어"
  •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뉴데일리 정상윤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뉴데일리 정상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개인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최저임금 1만원 시대" "소득주도성장 존치" 등을 언급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견(私見)에 불과하다는 시각도 있지만, 사회적으로 의견 대립이 첨예한 사안에 대해 교육감이 마치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듯한 모습을 내비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있다. 

    ◇조희연 교육감, 경제학자로 변신?

    조 교육감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새로운 정책 패러다임 속에서 소득주도성장은 일정한 몫을 담당하는 주요 축들의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소득증대를 통한 소비확대가 이전보다 훨씬 중요한 축으로 존재해야 한다는 점에서 소득주도성장은 중요하게 존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저임금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조 교육감은 "최저임금의 상승이라고 하는 우리 사회의 오랜 진보목표의 실행으로 '옆으로부터의' 압박이 심해졌다"며 "이를 '최저임금 인상이 잘못됐다'는 식으로 비판하는 것은 타당치 못하다. 자영업자와 노동자가 싸우도록 하는 논리에 우리가 편승할 필요는 없다. 그것은 허구의 대립"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옆으로부터의 압박'이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어 조 교육감은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전제로 자영업에 대한 특단의 지원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 ▲ 조희연 교육감은 30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 '조희연과 좋은 교육을 꿈꾸는 사람들'에 이같은 내용의 글을 올렸다. ⓒ조희연 교육감 페이스북
    ▲ 조희연 교육감은 30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 '조희연과 좋은 교육을 꿈꾸는 사람들'에 이같은 내용의 글을 올렸다. ⓒ조희연 교육감 페이스북
    ◇"교육감의 현실인식, 놀랍고 당황스러워"

    조 교육감의 이같은 입장에 대해 교육계는 우려를 표했다.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교육감이 논란을 겪고 있는 정부의 경제정책을 옹호하는 입장을 밝히며 특정 이념까지 언급한 것은 지나치다는 것이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소득주도성장의 골자인 '소득증대를 통한 소비확대'에 대해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검증된 바 없다"고 비판하고 있으며,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은 실업률 증가·물가 인상 등 부작용을 낳고 있는 상황이다. 자영업자들은 대규모 반(反)정부 집회까지 열어가며 최저임금의 가파른 인상과 소득주도성장을 규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교육감이 '최저임금 인상 비판'을 '자영업자와 노동자가 싸우도록 하는 논리'라고 규정하는 것은 교육감으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교육계 한 관계자는 "최저임금과 소득주도성장은 국민적으로 민감한 사안인 데다, 교육 현안과도 관계가 없다"며 "교육청 공식입장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서울교육을 책임지는 교육감으로서 부적절한 처신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소득주도성장과 최저임금 인상으로 자영업자들이 느끼고 있는 어려움이 통계로 나타나는 상황"이라며 "아무리 교육감이 경제·사회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국민이 현실적으로 느끼는 사안에 대해서 전혀 딴 판으로 인식하고 있는 관점이 굉장히 놀랍고 당황스럽다. 국민의 현실보다 이념적 방향의 실현을 더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소속 여명 자유한국당 의원도 "서울교육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은 상황에서, 정부가 억지로 밀어붙이고 있는 소득주도성장이라는 정책에 굳이 교육감이 긍정적 의견을 보태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