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공정노조 "1500억 적자 회사가… 주진우에 회당 600만원 지급"… 사측 "출연료 공개못해"
  • ▲ MBC 시사교양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공식 포스터.ⓒ스트레이트 홈페이지 화면 캡처
    ▲ MBC 시사교양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공식 포스터.ⓒ스트레이트 홈페이지 화면 캡처

    최근 급격한 시청률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MBC가 "특정 인사에게 고액의 출연료를 몰아주고 있다"는 의혹에 휘말렸다. '나는 꼼수다' 멤버 출신  주진우 기자가 진행하는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를 둘러싼 논란이다.

    이순임 MBC 공정노조 위원장은 27일 보도자료를 내고 "MBC가 주진우 기자와 영화배우 김의성씨에게 회당 출연료 600만원, 300만원을 각각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이순임 위원장은 "사내에 능력있는 기자와 아나운서가 수두룩함에도 사측은 지난 2월부터 줄기차게 주진우 기자와 김의성 배우를 고정 출연시키고 있다"고 지적한 뒤 "침몰 직전에 놓인 MBC에서 과연 이 두 사람에게 지급되는 출연료가 타당하다고 할 수 있나"고 반문했다.

    불거진 '화이트리스트' 논란

    지난 2월부터 매주 일요일 밤 11시 5분에 방송되는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는 '세상의 모든 비리를 성역없이 파헤친다'는 모토를 내 건 시사교양 프로그램이다. 주진우 기자와 배우 김의성 씨가 진행을 맡고 있으며 방송 분량은 약 50분이다.

    해당 프로그램은 방송 초기부터 지적을 받았다. 진행자로 주진우 기자가 등용되면서 "중립을 지켜야 할 진행자가, 노골적으로 친문 성향을 보여온 인사인데 방송이 공정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었다. 주진우 기자는 최근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여배우 김부선 씨의 스캔들에 휘말리기도 했다.

    배우 김의성 씨 역시 지난 5월 자신의 SNS를 통해 "문 대통령께 더 큰 지지와 응원을 보내고 싶다"는 내용의 글을 게재하는 등 친(親) 정부적 성향을 공개적으로 내비친 바 있다. 

    '탐사기획 스트레이트'의 평균 시청률은 2%~3%(닐슨코리아 집계) 대에 머물러있는 상태다. 비슷한 프로그램인 KBS 1TV '오늘밤 김제동' 역시 2%대의 낮은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는 편파 논란에 휩싸여 지난 8월 종영했다.


  • ▲ 주진우 시사인 기자.ⓒ뉴데일리DB
    ▲ 주진우 시사인 기자.ⓒ뉴데일리DB

    "주진우 출연료, MBC 사장 연봉과 맞먹어"

    올해 MBC는 1500억~1700억원의 적자가 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창사 이래 최초다. 지난 7월 방송통신위원회가 공개한 '2017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 공표집'에 따르면 MBC의 매출 실적은 전년 대비 19.8% 감소했다. 지상파 중 가장 부진한 성적이다. 뉴스 시청률은 최저 1%대까지 떨어졌다.

    이순임 MBC 공정노조 위원장은 "주진우 기자가 '스트레이트'에 주 1회 출연하며 받는 600만원을 연 52주로 계산하면 연봉 3억 1200만원"이라며 "이는 지방 MBC 사장 연봉보다 높고, 최승호 MBC 사장의 연봉과 맞먹는 거액"이라고 주장했다.

    '스트레이트'는 현재 21회까지 방영됐다. 이순임 위원장이 주장한 '회당 600만원' 출연료가 사실이라면 주진우 기자는 현재까지 1억 2600만원의 출연료를 받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배우 김의성 씨는 절반에 해당하는 6300만원을 받은 셈이다.

    MBC 홍보팀은 이에 대해 "출연료에 대한 부분은 통상적으로 공개하지 않는 사안이라 공식 답변을 주기 어렵다"고 답했다. MBC 측은 "성명 내용에 팩트체크가 되지 않은, 사실과 다른 내용도 있다"고 했다. 그러나 "정확히 어디가 잘못됐느냐"는 질문에는 "출연료를 비롯해 성명 전체적으로..." 라며 두루뭉술하게 답했다.

    그러나 지방 MBC사장을 지낸 한 관계자는 27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출연료 문제를 비밀로 하려면 합리적이고 충분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면서 "MBC 사측의 주장은 잘못"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개인차는 있지만 지방 MBC 사장은 보통 연봉 2억원 선(퇴직금 별도)으로 알고 있다"면서 "중요한 점은 회사는 문 닫기 일보직전인데, 시청률도 낮은 방송 진행자에게 지나치게 고액의 출연료를 지급한다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문 닫기 일보 직전인 회사가…"

    최승호 사장은 취임 이후 "자사 출신을 (방송에) 많이 등용하겠다"고 공공연히 밝혀왔다. 이에 대해 MBC 내부에서는 "직원이 없는 것도 아닌데, 회사도 어려운 상황에서 왜 엉뚱한 외부 인사를 데려다 쓰는지 모르겠다"는 볼멘 소리가 터져나왔다.

    한 MBC 내부 관계자는 27일 <뉴데일리>에 "MBC에 주진우씨 만한 기자가 없냐"고 되물었다. 그는 "시청률이라도 좋으면 말도 안한다. 현재 언론노조원들도 이런 부분에 대해 많은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만약 박근혜 정권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다들 지금처럼 가만히 있었겠는가"라고 토로했다.

    그는 "아나운서국에서는 과거 8년간 프리랜서는 한명도 쓰지 않았다. 그 정도로 내부 직원을 많이 활용했다는 이야기"라며 "지금 역사상 최고에 달하는 적자를 눈 앞에 두고, 이런 비용에는 왜 이렇게 관대한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순임 위원장은 "회사가 심각한 경영난에 봉착했을 때는 우선적으로 줄일 수 있는 비용을 최대한 감소시키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며 "최승호 사장은 주진우 기자와 김의성 씨의 출연 이유를 속히 밝혀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