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친문 출신 4명, 올해 사립대 총장 취임… 교육 관련성 적어 '권력형 꼼수 취업' 논란
  • ▲ 사진 왼쪽부터 윤승용, 서갑원, 장영달, 김재홍.(연합뉴스 제공)
 ⓒ펜앤드마이크 캡처
    ▲ 사진 왼쪽부터 윤승용, 서갑원, 장영달, 김재홍.(연합뉴스 제공) ⓒ펜앤드마이크 캡처
    친문(친문재인)과 친노(친노무현)로 분류되는 여권 인사들이 올해 사립대 총장으로 잇달아 임명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대부분이 대학 총장을 맡기엔 교육분야 경력과 전문성이 전무해 '꼼수 취임' 논란이 일고 있다. 

    펜앤드마이크가 28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들어서고 남서울대, 신한대, 우석대, 서울디지털대 등 사립대 4곳에 여권 성향의 인사들이 총장으로 임명됐다. 이들은 대부분 현 정권의 핵심적 지지기반인 호남 출신이거나 노무현 정부 당시 문 대통령과 함께 일한 이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펜앤드 마이크는 "이들 정치권 인사들이 학생수 감소로 장기적으로 위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방에 위치한 사립대에 부임한 사례가 적지 않다"며 "사학재단이 집권세력과의 연줄을 활용해 생존하기 위해 영입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고 보도했다. 

    남서울대 총장에 윤승용 전 홍보수석

    이번 '부실 대학 꼼수 취업' 논란에 휩싸인 사람은 충남 천안의 남서울대 총장으로 임명된 윤승용 씨다. 남서울대는 교육부에서 부실 대학으로 평가받으며 정권 감축 등 구조조정을 요구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윤승용 씨는 이런 상황에서 급작스레 총장으로 취임했다. 윤 총장은 한국일보 기자 출신으로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을 지냈다. 교육과는 무관한 언론인 출신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노무현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 민정수석에서 대통령 비서실 실장으로 있을 때 함께 청와대에서 근무한 친노(친노무현) 계열 인사다. 현재 노무현재단 운영위원을 맡고 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윤 총장 내정 사실은 지난 14일 알려졌고, 남서울대 교수협의회는 이에 반대해 15일 긴급 반대 성명을 냈다. 그러나 남서울대 재단 이사회는 16일 윤 총장 임명을 강행했고, 윤 총장은 21일 취임했다. 

    남서울대 교수협의회 이용일 회장(관광경영학과 교수)은 이에 대해 "윤 총장의 개인적인 품성이나 사회적 능력은 관점에 따라 견해가 다를 수 있으므로 차치한다고 할지라도 고등교육계와는 전혀 무관한 길을 걸어온 인사에게 풍전등화와도 같은 우리 남서울대의 앞날을 맡긴다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펜앤드마이크에 말했다. 

    이 회장은 "윤 총장은 한국일보에서 사회부 및 정치부 기자를 했던 인물로 노무현 정부의 청와대 비서관을 지냈고 이후에는 정치권에 머물다가 국회의원 2회 낙선 경력을 가진 인사"라고 지적했다. 그는 "남서울대를 포함해 학교법인 성암학원이 가족 경영을 이어가면서 각종 비리들이 드러나는 상황에서 이사장이 정치권의 비호를 받고자 윤 총장을 선택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며 "언론을 잘 아는 윤 총장을 통해 학교법인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들을 통제하고자는 것이 더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서갑원 전 의원은 신한대 총장에

    경기도 의정부에 있는 신한대학교도 지난 20일 호남·친노 출신의 인사를 총장으로 임명했다. 신한대 신임 총장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서갑원 전 국회의원(17·18대, 전남 순천)이다. 

    서 의원은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비서실 의전비서관, 정무1비서관을 역임했다. 문재인 대통령과는 참여정부 동기가 된다. 서 총장은 순천 매산고를 졸업하고 국민대 법대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우석대 신임 총장에는 장영달 전 의원

    민주당 소속 장영달 전 국회의원도 올해 2월 12일 전북 완주군 우석대 신임 총장으로 취임했다. 장 총장은 전북 남원 출신으로 전주고와 국민대 행정학과 졸업했다. 그는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를 지낸 4선 의원(4선 의원(14·15·16·17, 전주시 완산구)으로 친노 인사로 분류된다. 

    김재홍 전 비례의원은 서울디지털대 총장

    문재인 정부 들어서고 좌파 성향의 매체인 오마이뉴스 논설주간을 지낸 인물도 대학 총장이 됐다. 동아일보 기자 출신인 김재홍 서울디지털대(사이버대)총장은 올해 2월 6일 부임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총장 역시 전북 익산 출신의 친노 인사다. 김대중(DJ)정부 때부터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았다. DJ 정부에서 국정 홍보처 정책평가위원을 맡았고,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 국가발전전략분과 통일외교위원을 지냈다. 2004년에는 열리우린당에서 비례대표를 받아 국회에 입성했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당시 야당(現 여당)의 추천으로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다. 

    한편 교육부가 지난 23일 발표한 대학 기본역량 진단 결과에 따르면 구조조정을 요구받은 부실대학 명단에 남서울대, 우석대는 이름을 올렸다. 서갑원 총장이 부임한 신한대는 조사 대상에 제외됐고 서울디지털대는 사이버대이기에 구조조정 대상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