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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6일 서울 광화문 인근 호프집에서 시민들과 맥주를 마시며 최저임금 인상 고충을 듣는 모습.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6일 밤 서울 광화문 인근 호프집에서 시민들과 자칭 ‘깜짝 만남’을 가진 가운데, 다음날인 27일 현안점검회의 때 ‘시민들의 최저임금 애환’을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문재인 대통령이 호프미팅을 가진 목적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자영업자·중소기업·청년구직자·경력단절 여성 등의 애로사항 청취’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27일 오후 춘추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오전에 열린 현안점검회의 때 호프미팅 당시 시민들의 애로사항을 언급했나’를 묻는 질의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 핵심관계자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현안점검회의 때 ‘호프미팅’ 관련 어떠한 지시 또는 소회도 밝히지 않았다.
'최저임금 애로사항'이 취지였는데
이는 청와대가 당초 ‘호프미팅’을 기획한 취지와 다르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26일 오전 취재진과 만나 “당일 밤 ‘퇴근길 국민과의 대화’를 주제로 대통령 외부 일정이 있다”며 “이 일정의 목적은 최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현장 목소리를 청취하기 위함”이라고 밝힌 바다.
최저임금 인상은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인 ‘소득주도성장(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가계소득 증가)’의 일환이다. 그러나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국내 경제는 매우 불안정해졌다. 문재인 대통령 본인도 이를 인지하고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월 29일 ‘가계소득동향 점검회의’ 때 “최근 1/4분기 가계소득동향 조사에서 하위 20%(소득 1분위) 가계소득 감소 등 소득분배 악화는 우리에게 매우 아픈 지점”이라고 밝힌 바다. 한국은행이 지난 12일 ‘올해 경제성장률’을 기존 3.0%에서 2.9%로 하향조정한 것도 최저임금 인상 여파가 한 몫 했다는 게 중론이다.
익명을 요구한 여권 관계자는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호프미팅 다음날 시민들의 최저임금 애환을 거론하지 않은 것만 놓고 보면 문제가 있다”며 “그러나 단면적으로 바라볼 게 아니라 포괄적으로 본다면 현재 청와대도 그렇고 관련부처도 그렇고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대책 마련에 몰두 중이 아닌가”라고 수습했다.
"어쨌든 대책 마련하고 있지 않나?"
한편 문재인 대통령의 ‘호프미팅’은 깜짝 만남이 아닌, ‘사전 조율 만남’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 호프미팅 때 문재인 대통령과의 만남을 미리 알던 참석자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후보 때인 지난해 3월 한차례 만남을 가졌던 ‘청년구직자’ 배준씨가 호프미팅 자리에 얼굴을 비춘 것이다. 배준씨는 문재인 대통령과의 만남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당초 호프미팅 참석자 섭외는 “정부부처에서 진행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전 조율 만남 논란이 불거지자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청와대 의전비서관실에서 배준씨에게 연락했고, 그래서 참석한 것”이라며 “배준씨는 대통령과의 만남을 알고 온 유일한 참석자였다. 이전에 만난 국민을 다시 만나 사연과 의견을 경청하기 위함”이라고 시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