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칫국을 너무 마시면 배탈이 날수도 있는데...
  • 李 竹 / 時事論評家

      북녘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의 핵실험장이라는 동굴 폐쇄’[5월 24일]에 이어, 평북 철산군 동창리 서해 위성[미사일] 발사장의 일부 시설과 평안남도 평성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조립시설도 해체하기 시작했다는 보도[7월 25일]가 떴다.
     
     “북한이 핵심 미사일 시험장 해체 절차를 시작했으며 우리는 이를 환영한다” 양키나라 ‘도’통령이 반색을 했단다. 속으로는 “그것 봐, 내가 사기(詐欺)를 당하지 않았잖아!”하는 고함을 외치고 싶은 심정이었을 게다.

      “정부는 북한이 이번에 취한 조치가 북-미 정상회담의 후속 조치 이행에 기여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완전한 비핵화 실현에 있어 의미 있는 조치가 될 것...” 이 나라 통일장관과 외교부 당국자의 코멘트라고 한다. 뒷짐 쥔 채로, 강 건너 불구경하는 격이다. 단지, 안도의 한숨을 내뿜고 가슴을 쓸어내리며? 그런데...

      북녘의 일련의 행보에 대해 ① 외부 전문가의 참관·검증이 없다 ② 핵심 기능은 손대지 않았다 ③ 그 시설을 재조립·복구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보다 쉽다 등등의 지적이 있단다.
      즉, 양키나라의 위성(衛星)이 북녘의 핵·미사일 관련 시설을 쭈욱 내려다보고 있는 점을 역이용하여 생색질과 함께, ‘비핵화 사기극’을 이어가고 있을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늦가을에 김치를 넉넉히 담가서 땅속에다가 김칫독을 묻는다. 이어서 ① 배추 다듬고 무채를 썰었던 도마와 칼 등을 깨끗이 씻는다 ② 광주리와 대야에 묻은 고춧가루·젓갈 등 양념 찌꺼기를 닦아낸 후에 창고에다가 보관한다 ③ 배추 쓰레기와 썰고 남은 무 꼭지 등을 내다 버린다.
      흔히 이런 과정에서 ①부터 ③을 지켜보며, “김장김치 내다 버리기를 시작했다”고 하지는 않는다. ‘김장김치 내다 버리기’란 땅속에 묻은 김칫독을 꺼내고, 거기 있는 김치들을 국물까지 전부 들어낸 다음, 독안을 말끔하게 씻어내는 것 아닌가. 독을 묻었던 구덩이까지 흙으로 메우면 거의 완벽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디에다 김칫독을 묻었는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또한 알려고 하지도 않은 채 어디서 났는지 모르는 설익은 김칫국만 잔뜩 퍼마시고 있단다. 아무개 일간지 보도의 일부다.

      “국방부는 24일 ‘4·27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해 비무장지대(DMZ) 내 GP(감시 소초)의 병력과 장비를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날 국회 국방위에 제출한 현안 보고 자료를 통해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DMZ 평화지대화」의 시범적 조치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를 추진하고, 실질적인 조치로 DMZ 내 GP 병력과 장비를 시범 철수한 뒤 단계적으로 확대해 전면적 철수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GP 철수의 관건인 ‘북한의 GP 동시 철수 등 상응하는 조치’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이미 여러 종류의 김칫국을 선보이고 마셔대고 있긴 하지만, 이제 본격적으로 이 나라 ‘국민의 군대’ 짬밥 반찬은 김칫국물이 들어간 요리로 통일할 모냥이다. 김치 콩나물국, 김치 떡볶이, 김치 참치찌개 등등 그리고 가끔가다가 김치말이국수까지...

      허긴, ‘북녘의 비핵화’(非核化)와 ‘비무장지대’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우겨댈지도 모른다. 핵미사일은 공중으로 날아다니지 땅에서 뛰거나 걷거나 기어 다니지는 않을 테니까...

      무더위를 잊고자 늦가을 ‘김장 담그기’를 때 이르게 떠올려 봤다.
    <이 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