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등 親文계, 김부겸 향해 견제구… 8.27 전당대회 ‘권리당원’ 비율 높아진 것도 원인
  • ▲ 생각에 잠긴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뉴데일리 DB
    ▲ 생각에 잠긴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뉴데일리 DB
    “‘제가 먼저 출마를 운운하는 것은 임명권자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는 게 제 원래 뜻이었다.” - 2018. 7. 1. 페이스북 게시물

    “당대표 출마가 저의 정치 경력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왜 모르겠나.” - 2018. 6. 21. 중앙일보 인터뷰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더불어민주당 당권 출마를 놓고 설왕설래해 여론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부겸 장관은 지난달 18일 한국사회연구소가 조사한 민주당 차기 당권 적합도에서 16.7%를 기록하며 선두를 달렸다. 그의 출마 여부에 따라 민주당 전당대회 구도가 요동칠 수 있다는 얘기기도 하다.

    더욱이 김부겸 장관의 당권 출마는 유력했다는 게 중론이다. 김부겸 장관은 지난달 21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제가 정치권에 있으면 ‘출마한다’고 선언하면 된다”며 “대통령도 개각을 고민하신다니 그동안 업무 성과를 평가한 뒤 정치인 출신 장관들에게 ‘돌아가도 좋다’는 사인을 주지 않을까”라고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하지만 김부겸 장관은 지난 1일 이전 발언과 궤가 다른 발언을 내놓았다. 김부겸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일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제가 대통령 ‘사인’을 기다린다는 식으로 보도됐다. 대통령 지지를 등에 업고 선거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려는 술수로 읽혀졌다. 제 불찰이다.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1. 친문계의 견제 때문?

    일주일 사이에 당권 출마를 놓고 김부겸 장관의 발언이 달라지자 정치권에서는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중 당내 주류세력인 ‘친문계 견제’와 연관이 깊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눈에 띈다. 실제 친문계 인사로 불리는 정치인들은 김부겸 장관의 당권 출마를 강하게 견제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으로 불리는 정청래 전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달 27일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김부겸 장관의 당권 도전과 관련해서) 전당대회에 문재인 대통령을 소환한 것”이라며 “본인이 전당대회에 나오고 싶으면 사표를 쓰고 나가면 된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의 대통령이지 민주당 당권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대통령이 아니라는 게 정청래 전 최고위원 주장이다. 정청래 전 최고위원은 “그런 면에서 봤을 때 김부겸 장관이 이번에는 부적절했다”고 못박았다.

    2. 권리당원 비중이 커졌기 때문?

    민주당 전국대의원대회 준비위원회가 8·25전당대회에서 권리당원 투표 비중을 높인 것도 김부겸 장관의 당권 설왕설래와 연관이 깊은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다가올 전당대회 때 전국대의원 현장투표 45%·권리당원 ARS 투표 40%·여론조사 15%를 반영한다. 민주당의 대다수 권리당원은 촛불정국 후 대거 늘어난 친문 성향 당원들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 경우 당내 주류세력과 가까운 인물이 전당대회 때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다. 반면 김부겸 장관은 비주류계 인물로 평가된다. 김부겸 장관은 지난 2016년 8월 전당대회 때 감돌던 ‘문재인 대세론’ 관련 “무난한 패배의 다른 이름”이라며 거리를 둔 바다.

    익명을 요구한 민주당 관계자 역시 2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김부겸 장관이 문재인정부 초대 장관직을 수행하고 있지만 이전 행보를 살펴보면 친문계와 거리감이 존재한다”며 “김부겸 장관은 ‘문재인 대세론’에 우려를 제기한 인물”이라고 말했다.